"앞으론 경내 사진, 대통령실 통해서 나갈 것"
취재진 집요한 질문공세에, 대통령실 땀 뻘뻘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주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보안 구역인 대통령실 경내에서 찍은 사진이 대통령실이 아닌 펜카페를 통해 공개됐다는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사진을 찍은 주체가 내부 직원인지의 여부 확인 과정에서 답변을 번복해 수십분에 걸친 취재진들의 질문 공세로 곤혹스러워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오후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말 사진 집무실 사진 공개로 공적영역이 알려지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식 일정이 아닌 경우 대통령실이 사진을 받아 내보내는 것 보다 (대통령 부부께서) 알아서 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집무실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대통령실에서 배포하는 방식으로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경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는 "역대 대통령과 달리 출퇴근 등이 노출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하나씩 정리해가고 있다. 의견 교환하면서 조정해가겠다"고 했다.
다만,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애초 "대통령실 직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가, "김 여사의 카메라를 대통령실 부속실 직원이 찍어줬다"고 정정해 혼란을 빚었다.
처음에 취재진이 '김 여사 사진을 찍은 사람과 내보낸 사람은 대통령실 직원이 맞나'고 질문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집무실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나'고 묻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찍을 수 있는 분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에 대해선 "문제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만 이해해달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관련 상황을 확인 후 "카메라 주인은 김 여사, 사진을 찍은 사람은 부속실 직원"이라고 정정했다. 취재진들이 '번복한 이유'에 대해 재차 묻자 "카메라의 주인이 김 여사라는 사실을 얘기 안하려도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해명에도 '아까는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라고 했다, 신뢰할 수 있겠냐'고 기자들의 질문들이 이어지자 "제가 어렴풋하게 상황을 알고 있어 지금 바로잡고 있지 않느냐. 너그럽게 받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최근에도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집무실이 보도된 적이 있어 보안구역이라 말하기 어렵다. 대통령 가족이 주말에 집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김 여사가 사진을 넘긴 것 같다"며 "보안상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문제제기가 많아 경내에서 찍은 것은 앞으로 대통령실을 통해서 나가기로 했다"며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정리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 당시 상황에 대해 100% 확신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는 28일 오후 반려견들과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집무실과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고, 해당 사진은 김 여사 펜카페 ‘건사랑’과 페이스북 ‘건희 사랑’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대통령실 경내에서 찍은 사진이 대변인실이 아닌 펜카페 등을 통해 공개됐다는 사실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