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등 글로벌 탈탄소 흐름이 강화되면서 국내 태양광 관련주들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들은 큰 폭 상승했다. 한화솔루션우, 현대에너지솔루션은 각각 51.65%(1만8050원), 50.44%(1만1400원)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대명에너지는 39.78%(5550원) 상승했다.
특히 태양광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 OCI는 16.44%(1만8000원), 태양광 셀과 모듈을 만드는 한화솔루션은 11.91%(3800원) 상승했다. 태양광 관련 중소형주들의 상승폭은 더 컸다.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는 각각 16.19%, 17.34% 급등했다.
최근 태양광 사업 관련 국가 간 협력 선언이 나오면서 국내 태양광 관련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유럽 전체 태양광 발전 용량을 현재의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고,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한화솔루션과 OCI 등 태양광 기업을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초대해 ‘한-미 태양광 동맹을 강화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 23일 참여한 경제통상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주요 협력 분야에도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내용이 포함됐다. 경제·기술 협력을 태양광 사업까지 확대하려는 모양새다.
이에 국내 태양광 발전 이용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발전 설비 용량 중 신재생 에너지(2만4495㎿)는 19.24%로 증가해 원자력 설비 용량(2만3250㎿)을 넘어섰다. 특히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1년 새 25% 증가했다.
각국이 에너지 전환을 목적으로 ‘탄소 감축’이라는 환경적 측면과 ‘에너지 의존도 축소’라는 안보적 측면에서 추진하면서 태양광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태양광 수요가 매년 더 확장하며 국가 또는 전력회사 중심에서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태양광 관련 수요가 일시적 현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관련주 상승 요인으로 “국가 정책과 화석 연료 가격 강세에 따른 태양광 수요 확대 및 재생에너지 투자 필요성”을 짚었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단기적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책 지원을 통해 중장기 설치량 확대 방향은 명확하다”며 “특히 가정, 건물용 태양광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고효율 태양광 모듈 및 가정용 인버터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태양광 자체 생산 능력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하고 태양광 산업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정도”라며 “자체적인 태양전지 인프라와 연구·개발(R&D) 및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들은 중국 기업 외에는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의 태양광 산업 역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산 제품에 대해서도 중국의 관세 회피 목적인지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했다. 결국 태양광에 강점이 있는 국내 패널업체 기업들에게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