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고물가 등으로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고용 개선세는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대면 서비스업종 회복과 수출 호조세 지속이 고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부상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및 성장 둔화 현상)이 현실화하면 고용 마저도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75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만6000명(3.9%) 증가했다. 이로써 고용보험 가입자는 올해 1월을 시작으로 4개월째 50만 명 이상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고용 개선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발(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중국 봉쇄령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대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대면 서비스업종 회복과 수출 증가세 지속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온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16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고용 개선 흐름이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급등으로 소비는 줄고, 이로 인해 생산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를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022년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원자재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되거나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수출과 투자가 제약돼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도 26일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많을 경우 세계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더불어 수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심각한 부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이 타격 입어 고용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48억 2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 예상되고 있다. 무역적자는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많다는 의미인데 적자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된다. 이는 실적 감소로 이어져 고용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 등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경기악화 대비와 함께 교역환경 변화 추세 활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교역 여건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무역정책과 거시경제정책 양면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환경의 장기 변화 요인들을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예컨대 미·중 분쟁에 대한 유연한 대응, 탈탄소화나 디지털화 추세를 활용하는 산업 및 무역정책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