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동 맥주부터 전원일기 막걸리까지’···식음료업계, 뉴트로 감성으로 소비자 ‘유혹’

입력 2022-05-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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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동에일 제품 사진(사진제공=더쎄를라잇브루잉)
▲고길동에일 제품 사진(사진제공=더쎄를라잇브루잉)

최근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 열풍이 확산하면서, 뉴트로 감성을 담은 다양한 제품이 유통업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추억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활용해 복고 감성은 유지하면서 새롭고 특별한 해석을 가미한 신제품들은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MZ세대에게는 색다른 즐길 거리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아기공룡둘리, 포켓몬스터 등 추억의 만화를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전원일기, 학창시절의 추억을 담은 싸이월드 등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 콘텐츠에 새롭고 특별한 해석을 가미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등장인물 고길동을 모티프로 한 ‘고길동에일’을 출시했다. 고길동은 방영 당시 둘리를 혼내는 나쁜 아저씨로만 비쳤지만 주 시청자인 어린이들이 고길동 나이로 성장하면서 차츰 인정 넘치고 마음 넓은 어른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런 해석은 ‘고길동이 불쌍해 보인다면 어른이 된 것이다’라는 공감을 바탕으로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발전하면서, 유튜브 등 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 서울의 감성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서울메이드, ‘아기공룡 둘리’를 만든 둘리나라와 협업으로 고길동 스토리를 담은 ‘고길동에일’을 선보였다. ‘고길동에일’은 힘든 일과를 보낸 ‘어른이’들이 힐링할 수 있도록 기분 좋은 트로피컬 향을 담았으며, 일반적인 에일 맥주보다 씁쓸한 맛을 낮춰 퇴근 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더쎄를라잇브루잉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인터넷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되며 인기를 얻은 고길동의 스토리를 맥주에 담아 ‘고길동에일’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고길동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3040세대뿐 아니라 뉴트로를 즐기는 MZ세대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탁주제조업체 이동주조1957은 지난 4월 MBC 드라마 ‘전원일기’와 컬래버한 막걸리 ‘전원일기 이동 막걸리’를 출시했다. ‘전원일기’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드라마로 22년이라는 역대 최장수 방영 기록으로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등 걸출한 국민 배우들을 내놓으며 시대를 풍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최근 ‘전원일기’가 옛날 드라마 다시보기를 통해 재조명받는 현상에서 출발했다. 전원일기는 MZ세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지난해 4회 편성 다큐 플렉스 특집이 방영되기도 했다.

풀무원식품은 이달 싸이월드와 협업해 식물성 떡볶이 ‘풀무원과 일촌했떡볶이’를 출시했다. 패키지에는 2000년대 초중반 온라인은 강타했던 ‘싸이월드 감성’을 담았다. 떡볶이를 형상화한 캐릭터 ‘미니미’, ‘일촌 신청 메시지’ 등 레트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친숙함을 더했다.

(사진제공=SPC삼립)
(사진제공=SPC삼립)

또한 SPC삼립은 올해 2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재출시해 뉴트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SPC그룹의 전신인 제빵회사 샤니는 1998년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제작하는 일본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포켓몬 스티커 띠부씰이 들어있는 포켓몬빵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6년 단종됐지만 당시 포켓몬 열풍을 이끌던 어린이들이 구매력을 갖춘 MZ세대로 성장하면서 ‘포켓몬빵’ 재출시를 SPC삼립에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이에 화답하기 위해 ‘포켓몬빵’이 다시 출시된 것이다. ‘포켓몬빵’은 재출시 이후 40여 일 만에 1000만 개가 판매됐을 뿐 아니라, 띠부씰을 높은 가격에 재판매 하는 리셀러까지 등장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SPC삼립은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MZ세대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원조 ‘진로’ 소주인 두꺼비소주를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해 출시했으며, 출시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억 병을 돌파했다. 1950년대 처음 적용한 진로의 상징 두꺼비를 레트로 감성에 맞춰 둥글고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로 개발했으며, 병 모양, 라벨 등도 과거 디자인을 복원하는 동시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움을 더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업계 최초로 두꺼비를 활용한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샵 ‘두껍상회’는 누적 방문객 18만 명을 넘어섰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자신들이 어린 시절 즐겼던 상품들에 열광하면서 레트로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면서 “여기에 40~50대까지 가세하면서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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