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기술동맹 기반 시장확대 ‘윈윈 전략’이 관건

입력 2022-05-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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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 정상회담이 양국 간 기술동맹으로의 결속을 천명함으로써 서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 수립과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기술동맹을 통한 양국의 실질적인 민관협력 증진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시장을 선점·확대하는 ‘윈윈(win-win) 게임’으로 이끄는 것이 관건이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전략적인 경제·기술 파트너십 구축 분야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한국의 최고 수준 제조능력과 미국의 앞선 원천기술 등 비교우위를 결합한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퀀텀)기술, 바이오기술 및 제조, 자율 로봇 등 핵심·신흥 기술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에 도착한 후 윤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부터 찾아 ‘반도체 동맹’을 강조했다. 22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현대차가 2025년까지 미국에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AI 분야에서 105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한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탄소제로의 핵심 수단인 원자력도 중점 협력 분야로 꼽았다. 양국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세계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원전기술 이전 및 수출, 사용후핵연료 관리, 연료 공급 및 핵 안보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했다. 우주탐사 공동 연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지원 등에도 합의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원전, 방위산업, 우주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기술 전반에 걸친 수준 높은 연대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이 같은 기술동맹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급망 확보를 위한 것이다. 급속히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국이 미국 편을 들면 한국 이익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이미 경제와 안보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 안보의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도 미국과의 전방위적인 동맹 강화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중국이 최대 교역상대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우리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중국으로부터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을 당하고, 미국과의 안보동맹과 신뢰가 손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 이상 안미경중은 설 땅이 없다.

미국은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원천기술과 한국의 세계 최고 반도체기술 및 첨단 제조능력을 결합하면 우리는 미래산업에서 빠른 진보를 이루고 글로벌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국가적 역량을 모아 기술동맹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중국의 반발이 크다 해도, 우리가 그들보다 확실한 기술격차로 앞서가면 충분히 극복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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