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지아이티가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모든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 단가는 장외거래가보다 23~165% 높은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소액주주들이 경영에 불만을 품고 주주운동에 나서기도 한 곳이다.
지아이티는 20일 자사주 499만여 주를 1098억여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2만2000원꼴로, 양도신청 기간은 7월 11일부터 8월 12일까지다. 대금 지급은 8월 29일 예정이다.
취득 예정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922만여 주) 대비 54% 수준으로,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보유지분(423만여 주, 지분율 45.87%)을 제외한 나머지 전량이다. 이 회사 주식은 한국산업은행 (7.75%)과 소액주주 751명(268만여 주, 29.15%) 등이 나눠 들고 있다.
자사주 매입 가격은 장외 거래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지아이티의 장외거래 가격은 매입 기준 7900원에서 1만7000원이다. 매입 기준은 2만1000원이다. 다만, 이는 수십 주 단위의 소량 거래 희망가격이라 시장 가격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재원은 보유 현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만 141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자산은 1000억 원이 넘는다.
앞서 지아이티 소액주주 연대는 회사가 현대모비스로 인수된 이후 상장 계획이 틀어지고, 성장이 정체됐다며 주주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1997년 설립된 자동차 진단기 제조, 판매 및 정비 정보시스템 개발 회사로, 2015년 현대모비스에 매각됐다. 현재 지아이티 주주들은 현대모비스 인수 이전에 회사 주식을 매입했던 이들 혹은 이들에게 주식을 매입한 이들이다.
지아이티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며 “최대주주 지분 외에 모든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