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쌀 과잉생산에 따라 두 차례 이뤄진 시장격리에도 불구하고 쌀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농업계는 과잉 생산 물량이 아직 남아 있어 수확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농협 등에 따르면 이달 16일 쌀값 안정을 위해 진행된 2차 시장격리 입찰에서 목표 물량인 12만6000톤은 전량 낙찰됐다. 농가 물량 우선 매입 방침에 따라 농가 물량 9만4000톤, 농협 물량 3만 톤, 민간 미곡처리장(RPC) 물량 2000톤 등이다.
낙찰 평균 가격은 40㎏ 조곡 기준 1차 당시 6만3763원에서 약 3000원 이상 낮아진 6만600원이었다. 농가는 6만900원, 농협은 5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가격이 낮았지만 1차 때와 달리 전량 낙찰된 것을 두고 농업계는 쌀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산지 벼값은 5만4000~5만5000원 수준으로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농업계 관계자는 "지난 격리 때보다 가격이 낮았지만 앞으로 가격 하락세 전망에 농가의 참여가 어쩔 수 없이 크게 늘어났다"며 "시장 격리가 2차까지 진행됐지만 여전히 많은 재고가 있어 수확기 가격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3차 시장격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협중앙회전남지역본부는 최근 열린 '2021년 쌀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회의'에서 쌀 수급과 관련해 선제적인 3차 시장격리와 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 시장격리 시 공공비축미 매입방식 적용, 쌀 적정생산 대책 지원사업 보조금 및 장기간 지원 등을 결의하고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박서홍 농협전남지역본부장은 "쌀 주산지 전남이 쌀값 하락과 쌀 재고부담 가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3차 추가 시장격리와 시장격리 의무화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쌀값이 평년보다는 아직 높은 상황이고, 3차 격리에 대해서는 논의되는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