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남은 금통위, 기준금리 빅스텝 여부 이 지표에 달렸다

입력 2022-05-19 15:23 수정 2022-05-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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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기대인플레이션 또 오를 듯
같은 날 '1분기 가계신용' 발표도 관심
환율 추이도 살펴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언급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여부에 관심이 높다.

기대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환율 등 금통위 이전에 나오는 주요 경제 지표들이 빅스텝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9년 만에 가장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3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폭등한 국제유가 여파로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비롯한 공업제품(7.8%)이 올랐다. 최근 오름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3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폭등한 국제유가 여파로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비롯한 공업제품(7.8%)이 올랐다. 최근 오름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24일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0%를 기록한 후 1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해 오다 지난달 3%를 넘어섰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3.1%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주관적 전망이지만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제지표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가격, 투자 결정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4.8% 뛰어오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한국의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제일 문제가 물가”라며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기대인플레이션 오르면 다시 물가 상승 악순환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한은 수뇌부들과 금통위원들은 연일 기대인플레션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통화 정책 운용에 대해 “한은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물가의 2차 파급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착된 경우에 비해 가격의 전가가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 역시 지난 3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휘발유, 식료품, 외식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커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얼 SK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2%대의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를 돌파했다”며 “미 연준의 빅스텝은 통화정책의 경제주체 심리 경로를 통한 물가 상승 연결고리를 제약하겠다는 의도를 가진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이어 “과거 2005~2007년, 2010~2011년 및 2017~2018년의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세는 분명 제어된 바 있다”며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빚 증가 속도 어떨까… 환율도 주요 척도

같은 날 한은이 발표하는 ‘1분기 가계신용(잠정)’ 데이터도 기준금리 빅스텝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해 1862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다만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작년 4분기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전 분기보다 크게 둔화됐다.

이창용 총재는 “전임 총재께서 방향을 잘 잡으셔서 금리 인상을 통해서 (가계부채가) 올라가는 걸 약간 꺾었다”라면서 “저는 이제 그 꺾인 추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유지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에는 양날의 검이다. 금리인상을 통해 앞으로 빚이 늘어나는 걸 막을 수 있지만,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중요한 지표다. 환율은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과 중국발(發) 봉쇄 쇼크 등으로 금융위기 수준인 13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300원을 넘어선다면 이번 달 빅스텝이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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