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 출렁이는 미 증시…‘롤러코스터’ 탄 서학개미

입력 2022-05-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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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예탁결제원
▲출처=한국예탁결제원
미국의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더 많이 사들이는 저가 매수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환율 수준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상장지수펀드(ETF)’다. 순매수액은 6억9367만 달러(약 8904억 원)로, 1~3월 전체 순매수 규모(5억6116만 달러)를 웃돈다. 가격이 내려갈수록 매수세는 강해지고, 반대로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 ETF는 1분기에만 -42.98% 하락한 데 이어 최근 한 달 반 동안 -42.01% 떨어졌다.

나스닥100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도 올해 들어 서학개미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해당 ETF는 지난달부터 -45.63% 하락해 1분기(-30.05%)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나스닥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중 1분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낸 테슬라도 지난달부턴 부진하다. 서학개미는 1~3월 테슬라를 10억272만 달러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2월 760달러 선까지 떨어진 이후 바닥을 다지고 3월 말에는 1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다시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달부터 -28.5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하면 더욱 처참하다. 서학개미가 1분기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의 3개월 수익률 평균은 -14.54%에 그친 반면 4~5월 평균 수익률은 -40.88%에 달했다.

해외주식형 펀드에도 자금 유입과 투자 손실이 함께 관찰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에는 최근 한 달간 1조536억 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에 3957억 원이 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익률은 해외주식형 -8.21%, 국내주식형 -5.33%로, 해외주식형 펀드가 비교적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서학개미가 저조한 수익률에도 순매수ㆍ순유입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원ㆍ달러 환율 수준이 여전히 12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어 저가 매수 전략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전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환율이 다시 1200원대 아래로 내려가면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8% 가까이 급등하며 1300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기조가 달러 강세를 유발하면서 위축된 투자심리와 상승 기대가 달러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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