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서 차지하는 비중 8.3%로 뛰어
보복 여행 수요 급증
항공기 부족, 연료비 상승, 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월 미국 항공요금은 전월 대비 18.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 작성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 폭 상승이다.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3%로 뛰었다.
연간 기준으로 따지면 상승 폭은 더 크다. 4월 항공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33.3% 폭등해 1980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이동 제한이 풀리면서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의 로버트 아이솜 최고경영자(CEO)는 4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여행 수요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등 미국 3대 항공사 모두 2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발(發) 보복 여행 수요가 급증한 반면 비행기 부족, 연료비 증가, 직원 임금 상승 여파로 항공요금은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항공사의 9일 국내선 티켓 평균 가격은 208달러로, 일주일 전 188달러에서 20달러 올랐다.
미국 항공사들의 이용 가능한 좌석 수는 2019년 2분기 대비 7% 적다. 조종사가 부족한 데다가 연료비까지 뛴 영향이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사반티 시스 애널리스트는 “티켓 가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40%에서 80%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운항 항공기 부족도 문제다. 유나이티드항공의 경우 작년 엔진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보잉 777기종의 발이 아직도 묶여 있다. 전체 운용 비행기의 10%에 해당한다. 임금 상승도 항공요금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항공사들은 최근 인력난이 심해지자 임금 인상을 당근으로 제시했다.
미 항공사들은 늘어난 부담을 티켓 가격 인상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비싼 항공요금에도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보복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헬레인 베커 코웬 애널리스트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상한선이 있기 마련인데 당분가 수요가 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