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중국의 코로나 도시 봉쇄 등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심화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 나왔다.
KDI는 9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달 ‘4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 여건이 악화해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달에도 이와 비슷한 진단을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봉쇄,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을 대외여건 악화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공급망 차질이 심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제약되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극단적인 봉쇄조치가 시행돼 대외 여건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對)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지속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조업 기업심리지수가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봤다.
올해 3월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줄었다. 특히 공급망 교란 등으로 운송장비에서 9.8% 줄었고, 자동차 부문에서는 12.2%나 감소했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년 대비 7.3% 줄었다. 전달(-4.6%)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4월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5.0%로 전달(23.4%)보다 낮아졌다. 무역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5월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계절조정)은 4월(83)보다 2포인트(P) 오른 85였다.
다만 3월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대비 3.7% 상승하고, 4월 신용카드 매출액도 11.5% 상승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KDI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향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