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상권 상인 "줄어든 임대료 체감 어렵다"
“코로나로 일부 줄어든 임대료는 원상 복귀된 지 오래죠.”
여의도 일대에서 30년간 중식집을 운영 중인 박춘성(68) 씨는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지난 2년간) 임대료가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의도 일대는 임대료가 항상 비싸고,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도 많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여의도 일대 핵심 상권에서 70평대 매장을 운영하며 달마다 1100만 원대의 임대료를 낸다.
영등포역 먹자골목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해윤(가명·52) 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5년간 가게를 하면서 지난해 가장 장사가 안됐다”라며 “그런데도 임대료는 꾸준히 똑같이 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가게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임대료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1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상권 1층 점포의 통상임대료는 단위면적(1㎡)당 월평균 5만3900원이었다. 이를 직전년(2020년) 평균 5만4300원과 비교하면 0.7% 가량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투데이가 만난 상인들은 임대료가 소폭 하락한 것을 체감하지 못했다.
점포 평균 면적은 64.5㎡(19.51평)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임차인은 평균 면적 기준 점포당 월평균 348만 원의 임대료를 내는 셈이다.
통상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여전히 명동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제곱미터)당 21만 원(64.5㎡당 월 1372만 원) 수준이었다. 이어 인사동(9만500원, 월 584만 원), 강남역(8만9900원, 월 580만 원) 순이었다. 천호역(8만8800원), 여의도(8만8700원), 중계동 학원가(8만1300원)도 높게 나타났다.
최초 입점 시 부담한 초기투자비는 평균 1억5499만 원이었다. 초기투자비 중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5172만 원으로 나타났다. 권리금은 5571만 원, 시설투자비는 4756만 원이었다.
점포별 운영 실태를 보면 가게들은 평균 10년 4개월 동안 영업을 하고, 하루 평균 11.5시간을 영업했다.
서울시는 이번 임대차 실태조사에서 수집된 실제 거래 임대료 등을 반영해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 정책관은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상가임대차 분쟁 증가에 대비해, 매출 변동 등을 반영한 합리적인 수준의 공정임대료와 ‘찾아가는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8개월간 교대, 연남동 등 핵심 상권에 있는 7500개 점포를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