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매월 근무 절반을 재택으로 하거나 거점오피스를 설치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있다. 주 5일제를 선도했던 금융권이 이번에는 직원의 창의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 일하는 방식 혁신에 나서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아예 새로운 근무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권을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이 '효율성' 위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대카드는 전날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부서 및 직무 특성에 따라 나눠진 그룹별 근무 일수 비율 내에서 직원이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먼저 사무실 근무가 중요한 ‘온사이트’(On-site) 조직은 월 20%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개인 업무가 분명해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하이브리드’(Hybrid) 조직은 월 30%까지, 개인 숙련도에 따라 성과를 내는 업무 위주인 ‘리모트’(Remote) 조직은 월 40%까지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임산부 등 보호가 필요한 직원은 매월 근무 일수의 50%까지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실장 이상 경영진과 일시적으로 적응이 필요한 신입ㆍ경력사원, 현장근무가 필수인 일부 영업직원은 사무실로 출근한다. 서울 2호선 강남역 인근에 거점오피스도 운영한다.
신한카드도 자율과 책임 기반의 '하이브리드 워크'를 단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장소 제약 없이 본사 업무 수행이 가능토록 한 지역거점 오피스인 '스마트워크플레이스(SWP)'를 부산, 대전, 대구, 제주, 인천 5곳에서 운영 중이다. 개인별 업무 스케쥴에 따라 자택 인근 오피스와 본사를 오가며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선택형 SWP'도 수도권 중심으로 도입했다.
유연근무제도 병행하고 있다. 직원 개인의 사정을 고려해 7시 출근-16시 퇴근, 8시 출근-17시 퇴근, 10시 출근-19시 퇴근 등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코로나19로 도입해 30% 이상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임산부에 대해서는 상시 의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연장 근무에 따른 폐해가 일면서 근무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초부터 저녁 6시까지 영업하는 '9to6' 뱅크를 전국 72곳으로 확대했다. 9to6 뱅크는 9시부터 6시까지 창구를 연장 운영하되, 직원들을 오전 조와 오후 조로 나눠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전 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 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형태다.
신한은행은 노조 차원에서 4.5일 근무제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유연근로제를 혼합해 1일 4시간 근로를 하고 다른 요일에 근로시간을 더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유연근무제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코로나19 전부터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11시부터 16시까지 필수근무를 하되, 11시 전과 4시 이후 자율 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자율출퇴근 및 휴가 무제한 사용을 원칙으로 주 52시간만 지키면 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회사 방침이 구성원들이 성과만 내면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동료와의 협업 하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환경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