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보험·은행 업권에서 증권업으로 연금이전이 지속되는 ‘연금 머니무브’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 머니무브 현상의 한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으로 넘어온 연금 고객 수는 이달 1만 명을 돌파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365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약 5만 명의 고객이 1조5000억 원 수준에 이르는 연금을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전했다.
최종진<사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앞으로도 증권사로의 연금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본부장은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투자하는 연금이 대세가 됐다”라며 “연금시장에서 증권사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 지면서 연금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초 침체한 글로벌 주식시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하락했을 때 글로벌 우량자산을 저가매수 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며 “최근 기업들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등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2030세대 뿐 아니라, 4050 세대도 은퇴 전 최대한 많은 연금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금 자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이전 고객 대부분은 은퇴를 앞둔 4050세대다.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ETF(상장지수펀드) 40%, 펀드 36%의 비중으로 구성돼 있고, 예금 등 원리금보장 상품 7%를 제외한 나머지 93%에 해당하는 자금이 실적바당형 상품과 상품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2030 젊은 세대들의 연금 관심도 과거보다 높아졌다. 투자하는 연금문화 확산에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해석이다.
그는 “젊은 세대는 본인 주도의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다”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금으로는 자산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이 젊은 세대들에게 있고, 직접 연금자산을 운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은퇴연령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성장성이 큰 혁신기업 등에 투자해 적극적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덧붙였다.
최 본부장은 올해 연금 시장에서의 가장 큰 변화로 7월 시행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를 꼽는다. 디폴트옵션은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제도에서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별도로 없을 경우 사전에 미리 지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직접 자금을 관리해야 하는 가입자의 관심 부족, 시간 부족 등으로 자금이 방치되는 것을 개선, 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최 본부장은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연금시장에서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가 활성화되고, 연금고객의 장기수익률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TDF(타깃트레이딩펀드) 등 생애주기에 맞춰 장기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펀드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본부장은 세대별로 연금 상품 투자 전략을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나이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은 장기간 운용이 가능하므로 성장성이 있는 자산에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은 낮추고 안정형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