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책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에 담긴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책은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았던 김소민 작가가 쓴 몸에 관한 에세이다.
김 작가는 나이든 몸, 장애가 있는 몸, 가난한 몸, 병든 몸 등 흔히 추함과 가난함 그리고 비정상으로 불리는 몸의 모습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차별과 혐오가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는다.
그는 “혐오의 대상을 구별하는 핵심은 몸이다. 몸이 차별의 근거가 된다. 혐오는 이분법을 타고 흐른다”고 지적한다. 남성과 여성, 문명과 야만, 장애와 비장애, 젊음과 늙음 등 이분법적 구도가 차별과 혐오를 지속해서 생산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에 대해 말한다. 이는 나와는 다른 몸에 대한 공감과 이해, 연대와 사랑을 통해 가능하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불행의 원인은 종잡을 수 없거나 개인 너머에 있다. 그때 필요한 건 가르침을 주는 ‘선인’이 아니라 같이 있어 줄 ‘그저 그런 포유류’”라며 “공감은 자신도 실은 약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결국, 내 몸을 사랑한다는 건 늙고, 병들어가는 나를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면 연민의 폭은 넓어진다.
이 책에 대해 이라영 예술사회학 연구자는 “이 책은 다양한 몸을 화두로 삼았지만 궁극적으로 ‘관계’와 ‘사랑’을 말한다”며 “모든 생명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성장한다. 그것이 돌봄이 품은 ‘살리는 힘’이다. 타인의 체온이 전하는 감각, 안부를 물어보는 말 한마디가 우리를 살린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