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군사 강화-트럼프 나토 방위비 분담금 압박 영향
우크라 전쟁 여파에 향후 유럽 증액 가속화할 듯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각국이 군사비용으로 2조1130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이후 7년간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전 세계 군사비 지출 증가의 결정적 요인으로는 유럽의 군사력 강화가 꼽힌다. 유럽은 2015년부터 이미 군사비 지출을 늘리는 추세였다. 직전 해인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유럽 차원에서 군사력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상황이 맞물린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은 속속 군사력 강화를 위한 지출 확대를 선언하고 나선 상태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부터 스페인에 이르기까지 유럽국가들이 국방예산 확대를 선언했다. 무기 체계 현대화가 이들 유럽 국가의 핵심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IPRI 소속 군사비 지출과 무기 생산 프로그램 책임자인 루시 베로드 수드로는 블룸버그에 “유럽은 이미 (군사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하고 강화될 것”이라면서 “통상 군사비 확대 관련 변화는 천천히 일어나지만, 위기에 빠질 때 빠른 속도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기 구매나 무기 체계 확대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로드 수드로는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서 겪는 문제 대부분이 물류나 연료, 타이어, 통신 보안과 관련돼 있다”면서 “이러한 물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