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반디앤루니스' 부활 기지개…서울문고, 회생절차 막바지

입력 2022-04-25 15:23 수정 2022-04-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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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기업, 출판과 관련없는 중견기업
회생절차 끝나면 오프라인 매장 확대 계획

▲반디앤루니스 외관. (출처=반디앤루니스 페이스북 캡처)
▲반디앤루니스 외관. (출처=반디앤루니스 페이스북 캡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문고가 인수의향자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문고는 국내 3대 대형서점으로 자리매김했던 '반디앤루니스(Bandi&Luni's)' 운영 회사로,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 오프라인 서점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5일 법조계와 출판업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문고 M&A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앞서, 지난달 서울문고는 서울회생법원에 최종인수예정자 선정 허가 신청을 했고, 이달 13일 외부감사인 선정과 계약 체결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변이 없는 한 5월 말께 서울문고 회생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회사는 출판업계가 아닌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과 관련 없는 기업이지만 서적 등 문화사업이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인수의향을 밝혔다. 서울문고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기업체"라고 짧게 답했다.

서울문고는 1988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지하에 300평 규모로 반디앤루니스를 내면서 오프라인 서점에 진출했다. 이후 국내 세 손가락에 안에 드는 대형서점으로 성장했지만 온라인 중심 도서 소비가 늘면서 위기를 맞았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영풍문고 등 경쟁 업체에 밀려 2014년 1450억 원을 기록하던 연 매출은 2019년 69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문고는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과 경영 자문 계약을 맺었다. 공식 명칭은 '포괄적 경영참여형 금융자문 협약'이다. 자문은 2019년 12월부터 2년간 이어졌다. 서울문고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경영지분구조 안정화를 위한 자문을 받았다. 프리IPO(Pre-IPO)를 포함한 기업공개 전략도 담겼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서울문고의 계약 형태가 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다른 기업을 상대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자문료를 받고 경영 조언을 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서울문고가 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해 일본 '츠타야 서점'을 모델로 자문을 진행했다. 츠타야 서점은 음반, DVD, 책 등을 빌려주고 판매하는 매장이지만 일본 내에서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하다. 카테고리 중심으로 책과 서비스를 배치해 손님을 붙잡았고,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서점의 미래라는 평가도 받았다.

서울문고는 자문료를 지급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2021년 끝내 부도 처리됐다. 어음 1억6000만 원을 막지 못했다. 이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우선매수권자를 선정한 뒤 공개경쟁입찰로 인수 조건을 가리는 스토킹호스 방식 매각을 추진했다.

서울문고는 M&A가 마무리되면 이전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문고 관계자는 "아직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자 동의를 얻은 뒤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며 "M&A 후 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해 여러 사업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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