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의 면담에서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재정준칙 마련 등 재정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끊임없이 추진해가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S&P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로베르토 싸이폰-아레발로를 만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재정적자·국가채무 등을 감안 시 향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S&P와의 면담은 지난해 11월 연례협의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글로벌 총괄과는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면담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S&P 측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평가와 관련된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면담은 S&P 측의 △최근 한국의 팬데믹 대응 및 경제 영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영향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의 한국경제 영향 등 질의에 대해 홍 부총리가 소상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홍 부총리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난 18일부터 전면 해제함에 따라 팬데믹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선 "전쟁이 성장률 저하 및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경제도 이러한 공통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후 한국경제가 보여준 탄탄한 경제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전쟁의 충격에 대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인식하에 정부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중국에 자동차 등 한국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위치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정책이 한국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21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과 같은 'Aa2, 안정적'으로 각각 유지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은 기존과 같은 2.7%로 전망했다. S&P의 올해 신용등급 평가·발표도 2분기 중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하반기 S&P 및 피치와 연례협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홍 부총리는 나디아 칼비뇨 스페인 수석부총리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주재로 개최된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영국·일본·러시아 등 IMF 이사국 재무장관 또는 중앙은행 총재, 유럽중앙은행(ECB)·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세계경제 동향 및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IMF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코로나·전쟁으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해 강력한 국내 정책대응과 국제공조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기 재정건전성 유지 아래 난민 및 전쟁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지원, 백신공급·검사·치료를 위한 국제공조 강화를 지지했다.
홍 부총리는 전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및 전쟁 영향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 강화를 주문하면서 신속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 자금 확보를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RST에 9억(약 12억 달러) 특별인출권(SDR)을 참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