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보인다…제약·바이오, '맨파워'로 글로벌 사업 강화

입력 2022-04-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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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사업에 정통한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2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구심점을 영입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위축됐던 글로벌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이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재준 일동제약 글로벌 사업 본부장(왼쪽)과 윤영준 GC녹십자 GSM유닛장
▲이재준 일동제약 글로벌 사업 본부장(왼쪽)과 윤영준 GC녹십자 GSM유닛장

일동제약은 최근 글로벌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미국법인 IUIC(ILDONG USA Innovation Center)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사업본부는 기존의 글로벌 사업 개발 분야(BD)와 수출입을 담당하는 해외사업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아우르게 된다.

글로벌 사업 총괄로 이재준 부사장을 영입했다. 영진약품 대표이사 출신인 이 부사장은 미국 AT커니에서 제약 및 헬스케어 분야 컨설턴트로 재직했으며, GSK와 동아ST에서 글로벌 사업 관련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 분야를 크게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영진약품에서도 해외 매출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일동제약은 글로벌사업본부를 통해 완제 및 원료 의약품 수출은 물론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IDG16177'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ID119031166' 등이 있다.

GC녹십자는 글로벌사업본부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출신 윤영준 GSM(Global Sales&Marketing) 유닛장을 영입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영업 전략을 효율적으로 강화하려는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윤 유닛장은 GSK 한국지사에서 백신 영업·마케팅 및 사업개발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GSK 본사에서 해외 마케팅 업무도 수행했다. GC녹십자에서는 제제별 제품의 해외 영업과 마케팅 활동 전략 수립을 맡았다.

▲비벡 세노이 알테오젠 CBO(왼쪽)과 리처드 크리거 씨젠 미국법인 CEO
▲비벡 세노이 알테오젠 CBO(왼쪽)과 리처드 크리거 씨젠 미국법인 CEO

해외 전문 인력의 적극적인 영입도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베터 개발 기업 알테오젠은 공석이던 글로벌 사업개발을 이끌 책임자(CBO)로 비벡 세노이(Vivek Shenoy) 박사를 임명했다. 세노이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오콘 등에서 20년 넘게 사업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특히, 바이오콘이 개발한 경구 인슐린 'IN-105'를 BMS에 라이선스 아웃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노이 박사는 미국 현지에서 잠재 고객사들과 접촉, 사업개발과 라이선스 계약 관련 업무를 진행한다. 앞서 알테오젠의 CBO였던 아룬 스와미나탄(Arun Swaminathan) 박사는 3개의 기술수출 딜을 성공시킨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임 CBO가 취임하면서 계약 관련 논의에 탄력이 붙고 ALT-B4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는 새로운 기업도 늘어나는 등 영입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나스닥 상장사 아이맵 바이오파마의 미국 총괄지사장이자 제넥신 사외이사인 닐 워머(Neil Warma) 박사를 우정원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닐 워머 대표가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의 사업화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닐 워머 대표는 노바티스 스위스 본사에서 글로벌 제약 정책 및 마케팅을 담당헀으며, 오펙사 테라퓨틱스와 바이론 테라퓨틱스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오펙사에서는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개인맞춤형 세포치료제 플랫폼 개발을 지휘해 노바티스 및 머크와 기술이전계약을 추진하기도 했다.

분자진단기업 씨젠은 글로벌 최대 분자진단 시장인 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미국법인 CEO로 리처드 크리거(Richard S. Creager) 박사를 영입했다. 앞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현지 R&D·생산시설 구축, M&A 등 씨젠의 미국 사업 전반을 총괄할 인물이다.

크리거 CEO는 20여년간 글로벌 바이오기업 벡크만 쿨터에서 R&D와 임상, 제조, 마케팅 등 분자진단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부장으로 일했다. 제품의 인허가 및 다른 분자진단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 인수 대상 기업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분자진단 컨설팅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씨젠은 크리거 CEO의 영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씨젠은 독보적인 멀티플렉스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분자진단 시장의 리딩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큰 사업기회를 얻지 못했었다"면서 "앞으로 미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코로나19 발생으로 경험했던 성장의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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