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전쟁의 열기가 샌드위치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샌드위치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상륙하는 한편 토종 기업도 새로운 샌드위치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고가, 프리미엄화하고 있는 햄버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모양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샌드위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수제버거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기업 SCBH는 신규 샌드위치 '썬더롤스' 1호점을 서울 여의도 IFC몰에 최근 오픈했다. 국내 샌드위치 시장이 콜드 샌드위치를 중점적으로 판매해왔다면, 썬더롤스는 필리 샌드위치를 앞세워 브랜드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샌드위치는 군것질거리, 정크푸드로 인식돼온 햄버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건강하다는 이미지를 앞세워 대체재로 자리잡아왔다. 다양한 채소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서브웨이'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도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의 도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51개였던 서브웨이의 가맹점 수는 2019년 387개, 2020년 428개였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에는 고든램지 햄버거, 구찌 버거 등 햄버거가 패스트푸드가 아닌 요리로 변신을 시도하자 샌드위치 역시 간단한 한 끼 식사를 벗어나 외식 경험을 강조한 미식으로 진화, 햄버거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실제 썬더롤스의 시그니처 메뉴인 필리 치즈 스테이크샌드위치는 '필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미국 동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샌드위치다. 매장에는 치즈 샌드위치, 립 샌드위치, 감자튀김, 밀크 쉐이크 등의 메뉴를 준비돼 있는데, 미국 쉐이크쉑 버거와 비슷한 구성이다. 대부분의 샌드위치 가격은 1만 원을 넘어 일반 편의점이나 커피숍 푸드라인에서 파는 샌드위치보다 비싸다.
SCBH 관계자는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가 '미국에서 먹던 그대로의 맛'으로 프리미엄 수제 버거 시장을 개척했듯, 썬더롤스가 새로운 필리 치즈스테이크 샌드위치로 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IFC점 시범 운영 후 연내 추가 매장 오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의도 IFC몰에는 썬더롤스와 한층 간격을 두고 글로벌 샌드위치 '렌위치'도 이달 초 상륙했다. 렌위치는 1989년 미국 뉴욕시에서 태생한 프리미엄 샌드위치로 맨해튼에만 20여 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정통 뉴욕 샌드위치 브랜드다. 렌위치코리아는 뉴욕을 벗어나 선보이는 첫 매장으로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비롯해 치미추리 스테이크 등 30여년간 뉴요커들에게 사랑받은 현지의 맛을 그대로 전할 예정이다.
앞서 SPC그룹이 들여온 '에그슬럿'도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자리잡고 있다. 에그슬럿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샌드위치 브랜드로 2020년 서울 강남 코엑스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2호점으로 프리미엄 콘셉트를 지향하는 더현대서울을 점찍었다. 에그슬럿 역시 미식으로서 샌드위치 경험을 강조하고자 최근에는 유명 셰프와 협업한 메뉴를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정통 '샌드위치 백작'도 한국 상륙을 선언하면서 샌드위치 시장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샌드위치 백작의 직계 후손인 제11대 샌드위치 백작 존 몬태규경 등이 설립에 참여한 '얼 오브 샌드위치'는 올 상반기 중에 국내 1호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얼 오브 샌드위치는 현재 미국 올랜도, 라스베이거스, 프랑스, 영국 등에 포진한 대표적인 정통 샌드위치 브랜드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