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주가 부진을 버텨내지 못하고 순매도에 나섰다. 900달러를 밑돌던 테슬라는 최근 들어 1000달러를 웃돌며 ‘천슬라’에 복귀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 새 테슬라 주식을 4억6985만8121달러(약 5800억 원) 순매도했다.
테슬라는 1월과 2월 개인 순매수 상위 각각 2위, 1위에 올랐지만, 3월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기 시작했다. 개인은 3월 들어 1200억 원어치 팔며 순매도세로 돌아섰고, 4월에는 매도물량을 늘리며 2000억 원 이상 쏟아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지부진한 테슬라 주가흐름에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올해 1월 1000달러 아래로 주가가 붕괴된 이후 1월 말에는 8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어 2월에는 최저가 700달러까지 하락했다.
1월 중순부터 2달간 1000달러를 밑돌던 주가는 3월 말 1000달러를 웃돌다가 다시 900달러대를 오가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96% 오르며 하루 만에 1000달러를 재탈환했다.
테슬라는 여전히 국내 개인투자자 상위 순매수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개인은 올해 들어 테슬라를 약 1조 원 가까이 사들였다.
테슬라는 하반기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에 최근 급등했다. 테슬라는 2020년 8월에도 주식 분할을 실시한 바 있다. 기존 1주를 5개 주로 분할하면서 약 3주간 주가가 80% 이상 급등했다. 약 2년 만에 시행되는 주식분할에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사상 최고가인 1200달러 선을 재탈환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가텍사스 준공행사에서 4680셀 양산 탑재를 선언한 점도 주가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기가텍사스는 테슬라는 배터리 셀 제조에서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하나의 빌딩 안에 이뤄지는 세계 최초의 공장으로, 원가 경쟁력에서 다른 완성차 업체가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상하이 공장 재가동 준비 등의 소식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상하이 공장은 지난달 28일 상하이가 전면 봉쇄에 들어가면서 약 3주간 가동을 멈췄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산업계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은 자율주행 기반의 전기자동차로 전환"이라며 "애플 및 테슬라와 관련된 뉴스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