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늪’ 빠진 삼전·SK하닉…엔데믹 우려 속 반도체 수요 회복이 관건

입력 2022-04-19 14:43 수정 2022-04-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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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말 대비 18%↓ SK하이닉스 두달만 16%↓
외인·기관 매도세 이달에도 여전…'사자' 개미는 손실
반도체 수요 둔화 징후…DRAM 가격 7주째 하락세
엔데믹에 비대면 수요 감소 우려도…1분기 PC 출하량 7%↓
"악재 이미 노출…불확실성 해소 시 주가 탄력 반등 가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써 몇달 째 주가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견조한 실적에도 긴축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더해 중국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거란 우려가 주가를 집어 삼킨 모양새다. 코로나19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도 수요를 약화시킬 불안 요소로 꼽힌다.

결국 주가 반등의 관건은 반도체 수요 회복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동안 쭉 내려온 주가에 각종 악재가 선반영된 만큼 악재가 해소되는 수순대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19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20%(800원) 오른 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반등세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도 전날 대비 3.21%(3500원) 오른 11만2500원에 거래 되면서 이틀째 상승 중이다.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삼성전자의 주가는 여전히 지난해 말 고점(8만 원) 대비 18.5% 낮은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반등이 이뤄지나 했으나 2월 중순을 기준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두달 만에 16% 하락 중이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6.96달러(1.88%) 오른 3085.19를 기록하면서 인텔(2.12%), 퀄컴(1.76%) 등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외인·기관 매도세 여전…동학개미는 곡소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날 강세는 연중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던 모습과 달라보이지만 본격 반등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올해 내내 하락세를 주도해온 외국인과 기관이 온전한 매수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더 많은 자금 유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인은 지난 3월 이후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3조7500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이는 국내 증시 내 외인 순매도 규모 1위다. SK하이닉스도 8280억 원어치를 팔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관도 순매도 종목 1위는 삼성전자(3조4683억 원), 2위는 SK하이닉스(6356억 원)로 집계됐다.

이날도 현재까지 외인은 삼성전자를 244억 원어치를 팔고 있다. 다만 기관은 380억 원 가량을 순매수 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엔 외인(320억 원)과 기관(190억) 모두 순매수 중이다. 이달 전체로 보면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여전히 압도적이다.

반면 주가를 떠받쳐온 동학개미는 기나긴 하락 국면에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3월 이후 전날까지 개인 순매수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7조 원)와 하이닉스(1조4400억 원)다.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중국 ‘락다운’ 수요·공급 악영향

▲자료=신한금융투자
▲자료=신한금융투자

반도체 업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곳곳에 포진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가 반도체 ‘수요’를 둔화시키고 있다.

수요 악화 징후는 반도체 가격에서 확인 된다. DRAM 가격은 7주째 하락세다. 지난 한주간에도 DDR4 16Gb(-2.1%), DDR4 16Gb eTT(-3.6%), DDR4 8Gb(-1.4%) 등 일제히 떨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나타내는 ‘DXI지수’도 지난주 1.5% 하락하면서 3주째 떨어지고 있다.

길어지는 중국의 봉쇄도 불안요소다. 중국 당국은 상하이, 쿤산에 이어 시안과 광저우도 부분봉쇄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서 비중 60%에 육박하는 중국의 ‘락다운’이 반도체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봉쇄 해제 후에도 일부 물류 차질 가능성이 불가피해 자동차,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 영역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현물 가격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메모리 현물 가격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엔데믹’에 업황 둔화 우려도…“전쟁, 중국 봉쇄 해소 시 반등 가능”

▲자료=신한금융투자
▲자료=신한금융투자

코로나19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이 반도체 수요를 줄일거란 관측도 나온다. 그간 코로나19발 비대면 업무 확대로 늘어던 데스크톱, 노트북 등 IT제품 수요가 감퇴될 거란 우려다.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7750만대를 기록했다는 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설명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리오프닝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IT 지출이 둔화될 것이 우려된다”며 “향후 완성품 수요가 생각보다 약할 경우, 업체들의 2분기 말 반도체 재고가 증가할 수 있어 매크로 이슈가 2분기 메모리가격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가 1분기 견조한 실적 대비 크게 내린 만큼 악재가 걷히면 반등이 이뤄질 거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악재가 노출된 만큼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최 연구위원은 “IT 수요 부진 현상이 실제로 확인될 수 있으나 우려가 선반영 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주가는 악재 노출 논리로 반등할 전망”이라며 “매크로 이슈 해소 구간에서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등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인플레이션, 중국 봉쇄 등이 맞물린 불확실성이 동시에 제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그러나 이중 무엇이라도 개선된다면, 반도체 주가도 일정 수준 반등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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