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선언 스리랑카, 증권거래 중단 등 비상체제 돌입

입력 2022-04-16 16:27 수정 2022-04-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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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차량과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차량과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일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연료 구매 한도를 설정하고, 다음 주 닷새간 증권거래를 중단한다.

16일 현지 매체 뉴스퍼스트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증권거래위원회는 콜롬보 증권거래소(CSE)에 18일부터 영업일 닷새간 거래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위원회는 증권 투자자들이 현재 스리랑카 경제 상황과 충격을 평가하고, 소화할 시간이 필요해 일시 거래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더 명확하게 이해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최대 40억 달러(4조9000억 원) 확보를 목표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본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인도에 추가로 5억 달러(6200억 원)의 신용한도 확대를 요청했으며 중국과는 연료 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접촉 중이다.

앞서 스리랑카 국영 실론석유공사(CPC)는 전날 오후 1시부터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주유소에서 한 번에 4ℓ(리터)까지만 연료를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삼륜차는 5ℓ, 승용차·밴·SUV는 19.5ℓ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특히 주유소에서 오토바이와 차량에 바로 넣을 때만 연료를 구매할 수 있고, 기름통과 캔 등에 넣는 방식의 구매를 금지했다.

스리랑카는 올해 2월 정부가 석탄, 석유 등 연료를 수입할 달러가 바닥나면서 연료 부족,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주유소마다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주요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노인 1명이 숨지거나, 순서 다툼으로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지금까지 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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