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총재 없는 금통위, 물가 비상에 기준금리 1.50%로 전격 인상

입력 2022-04-14 14:15 수정 2022-04-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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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물가에 대응…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사상 초유의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10년 만에 4%대에 진입한 국내 소비자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강한 긴축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추가 인상 방침도 재확인했다.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총재 공석 상황임에도 우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 대행은 “애초 2분기가 지나면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실히 예단하기 힘들다‘”며 “대략 연간으로 4%나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도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농산물·에너지 제외)도 상당 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준의 이른바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가능성도 금통위 결정의 배경이다. 다만 주 대행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과 관련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ㆍ달러 환율 상승 압력과 자본 유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여서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또 “미 연준의 가파른 인상 전망은 올해 초부터 나왔다”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결정하는 데는 국내 물가와 성장흐름에 더 주안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이날 0.25%p 인상으로 일단 미국 연준 기준금리(0.25∼0.50%)와 격차는 1.00∼1.25%p로 커졌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수출이 여전히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민간소비도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전망치(3.0%)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봤다.

또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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