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마리우폴 민간인 사망자 최소 1만 명”…러 화학무기 사용 의혹도

입력 2022-04-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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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카펫처럼 깔렸다”
우크라 아조우 연대 “러, 마리우폴서 화학무기 사용”주장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구급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포격 당한 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를 구조하고 있다. 이날 구조된 임산부와 아이는 모두 사망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구급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포격 당한 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를 구조하고 있다. 이날 구조된 임산부와 아이는 모두 사망했다. 마리우폴/AP뉴시스

러시아군에 포위돼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최소 1만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일대에서 러시아군이 화학무기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민간인이 최소 1만 명이 사망했다면서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러시아군에 희생된 민간인 시신이 "거리에 마치 카펫처럼 깔렸다"면서 러시아군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동식 화장 장비를 동원해 시신들을 불태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럭 형태로 생긴 이동식 화장 장비들이 도착했다"면서 "이 장비들을 열면 안에 파이프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 시신들이 소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여전히 마리우폴을 봉쇄하고 인도주의적 호송대가 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시민들의 안전한 대피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리우폴은 인구 5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였으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부터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면서 도시가 거의 초토화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에서는 민간인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물론이고 아동병원과 교회 등이 폭격으로 파괴됐다. 특히 민간인들이 대거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붕괴하면서 최소 300명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마리우폴에 여전히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식량과 식수, 의약품 공급이 끊긴 채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이첸코 시장은 "약 12만 명의 민간인이 식량과 물, 통신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반도와 친러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 사이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침공 시작과 함께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펼쳤고 그 결과 4주 넘게 포위됐다. 우크라이나 해병대와 아조우 연대가 결사 항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 사용 주장이 나왔다.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아조우 연대는 러시아군이 최근 도시 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아조우 연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무인기(드론)에서 정체불명의 물질이 떨어졌으며, 피해자들은 호흡 곤란과 거동 장애를 겪었다고 전했다.

서방국들도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미국 정부는 러시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 확인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으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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