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 소실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저서(An Essay on the Shaking Palsy)로 학계에 최초 보고됐다. 4월 11일은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예방 활동 강화를 위해 제임스 파킨슨의 생일을 기념해 정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의 하나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최근 들어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이었고,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퇴행성 뇌질환으로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으나, 꾸준한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해 꾸준히 증가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국내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파킨슨병 진료인원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이다. 다만 최근 50대 이하 중년에게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고 20~30대에서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진료인원은 2016년 9만6764명에서 2020년 11만1312명으로 15.0% 증가했다. 해당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3.6%다. 성별로는 남성이 2016년 3만8644명에서 2020년 4만6369명, 여성이 5만8120명에서 6만4943명으로 늘었다.
특히 2020년 기준 연령별 진료인원은 70대가 4만2172명(37.9%)으로 가장 많았고, 80세 이상 4만603명(36.5%), 60대 2만819명(18.7%) 순으로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이었다.
인구비율로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217명이었다. 이는 2016년 191명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환자수 증가로 진료비도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파킨슨병 환자 총진료비는 5482억 원으로 2016년 4376억 원 보다 25.3% 상승했다. 이 기간 파킨슨병 총진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5.8%였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2792억 원(50.9%)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는 2016년 452만3000원에서 2020년 492만5000원으로 8.9% 늘었다. 2020년 기준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연령은 80세 이상으로 1인 6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이 발병하면 몸이 경직되고, 떨리고, 뻣뻣해지고,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신체적 증상 외에도 수면장애, 정신기능 이상, 감각 이상 등이 동반될 수 있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환자들과 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증상은 치매, 불안, 우울, 환시, 수면장애(불면증, 잠꼬대), 빈뇨, 변비, 피로, 자율신경장애(기립성저혈압, 성기능장애, 땀분비이상) 등 눈에 띄지 않는 비운동 증상들이다. 따라서 파킨슨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에 의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다른 뇌 질환에 비해 약물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적절한 약물치료, 수술로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 뇌과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 중인 뇌질환이다. 지속적으로 신약이 개발되고 있어 ‘희망적인 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진단 후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약물로 치료나 수술이 시행된다. 퇴행성 뇌질환 중 약물치료에 의해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는 질환은 파킨슨병 외에는 없다. 정 교수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파킨슨병 약물은 되도록 늦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글을 읽고 약물 복용을 꺼리면서 운동이나 한방 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매우 잘못된 치료법”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고령화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다. 현재까지 확실한 예방 인자는 없다. 다만 몇몇 대규모 연구에서 커피나 카페인 등의 복용이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있다. 이지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적절한 약물 치료뿐 아니라 규칙적 운동 등 환자의 근력을 유지하고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환자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