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받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 검사장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어제 유 전 이사장은 제가 조사도 받지 않고 무혐의 처리됐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재판받으러 나와서 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유 전 이사장이 전날 서울서부지법 재판 종료 직후 “검찰에서 한 검사장 조사를 안 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한 검사장이 여기 증인으로 나와 소환 조사를 한 번도 안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의 주장과 달리 한 검사장은 2020년 7월 21일 한 차례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한 검사장은 또 “거짓말해서 잘못했고 무거운 책임을 지겠다고 절절하게 공개 사과까지 한 유 전 이사장이 이제 와서 ‘후회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전날 결심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계좌 추적) 발언의 취지는 한 검사장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는 국가기관인 검찰의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처벌받아도 어쩔 수 없고, 제가 한 일에 후회는 없다. 다시 그런 상황이 생겨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이와 관련해 “유 전 이사장은 몰라서 실수한 게 아니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니 그 여세를 몰아 저를 감옥에 보내려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당일 오전 일부러 방송에 출연해 계획적으로 해코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한 검사장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1월 22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음을 인정했다.
한 검사장은 “일단 유 전 이사장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사과 여부에 따라 법적조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