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 빚 폭증에 금리인상 가속, 커지는 이자 공포

입력 2022-04-0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 한 해 국내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189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규모다. 2019년 84조4000억 원에서 2020년 171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작년 차입액이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7일 이 같은 ‘2021년 자금순환 동향(잠정)’ 통계를 발표했다. 집값 폭등으로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이 늘고 주식투자를 위한 대출이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빚투’(빚내서 투자)가 대출 수요를 키웠다. 작년 말 기준 가계의 국내주식 취득 잔액이 944조6000억 원, 해외주식은 77조3000억 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국내주식 투자액 10.1%, 해외주식은 42.1%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5월 기준금리를 통상 수준의 2배인 0.5%포인트(p)를 한꺼번에 올리는 ‘빅스텝’과 함께 대규모 양적 긴축도 예고했다. Fed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3년 4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금리인상의 시동을 걸었다. 현재 금리는 연 0.25∼0.50%이고, 예상되는 연말 금리 수준은 1.875%다.

Fed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도 회의 참석자 다수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한 번 이상의 0.5%p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음 달부터 월 950억 달러 한도로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을 시사했다. 인플레 우려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9% 급등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보였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6.4% 뛰어 Fed 목표치를 3배 이상 웃돌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가 더 심화하고 있다.

한국의 금리 동조(同調)가 불가피하다. 우리 물가상황도 심각하다. 3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1% 올라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 한은이 예상한 3.1%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리인상 또한 정해진 수순이다.

한은은 작년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렸다. 현재 연 1.25%다. 이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막대한 빚을 안고 있는 가계의 이자부담이다.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해말 1862조1000억 원이다. 금리가 1%p 오르면 단순계산으로 더 내야 할 이자가 연간 18조 원 이상이다. 서민 가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부채가 부실화할 위험도 높아진다. 경기를 가라앉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발 통화 긴축, 국내 물가 대응, 경기 대책, 민생 안정 등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한꺼번에 닥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부동산 PF 체질 개선 나선다…PF 자기자본비율 상향·사업성 평가 강화 [종합]
  • ‘2025 수능 수험표’ 들고 어디 갈까?…수험생 할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시총 300조도 깨져
  • 전기차 수준 더 높아졌다…상품성으로 캐즘 정면돌파 [2024 스마트EV]
  • 낮은 금리로 보증금과 월세 대출,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십분청년백서]
  • [종합]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法 “공정성·투명성 해할 위험”
  • 이혼에 안타까운 사망까지...올해도 연예계 뒤흔든 '11월 괴담' [이슈크래커]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6,478,000
    • -2.96%
    • 이더리움
    • 4,441,000
    • -3.62%
    • 비트코인 캐시
    • 605,500
    • -5.09%
    • 리플
    • 1,098
    • +8.93%
    • 솔라나
    • 305,200
    • -0.91%
    • 에이다
    • 795
    • -4.22%
    • 이오스
    • 771
    • -3.26%
    • 트론
    • 253
    • +0%
    • 스텔라루멘
    • 187
    • +3.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350
    • -4.05%
    • 체인링크
    • 18,790
    • -4.62%
    • 샌드박스
    • 394
    • -5.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