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2021년 총 거래액 2조 원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 증가율 21%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공헌이익은 2019년부터 3년째 흑자를 달성했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공헌이익이 흑자를 냈다는 것은 인프라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가 완성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 마켓컬리를 오래 이용한 고객이 많은 서울∙경기 주요 지역의 공헌이익은 타 지역 평균 대비 최대 6배가량 높다. 특히 컬리의 충성고객으로 분류되는 4년 연속 이용 고객의 1인당 월 평균 주문금액(ARPU)이 기간이 지날수록 줄기는 커녕 오히려 약 3.8배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수익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지표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누적가입고객 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은 75%로, 동종업계 대비 3배 수준이다. 앱 활동 지표 분석기관인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2월 발표한 마켓컬리의 올해 1월 월활동이용자수(MAU)는 307만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아울러 컬리는 지난해 비식품 영역의 상품 수 비중을 33%로 확대하며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이를 통해 전년과 비교해 뷰티는 3.1배, 가전은 2.3배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작년 4월부터는 숙박권, 항공권 등 여행 상품도 선보여 매출 상승에 힘을 더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435억 원)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2.8%를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매출 성장의 동력이 단지 마케팅이 아닌, 혁신적 시스템과 상품 경쟁력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컬리의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율은 2019년 8.4%, 2020년 3.1%로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컬리는 지속 성장을 위한 인프라에도 과감한 선투자를 단행했다. 2021년 발생한 2177억 원의 영업적자는 이 같은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월 김포 물류센터를 추가 가동함으로써 주문처리 능력(capacity)을 2.3배로 늘렸다. 샛별배송 가능지역 또한 수도권에서 충청권, 대구, 부산, 울산으로 크게 확대했다. 테크 인력 역시 100명에서 200명 이상으로 늘어나 전체 사무직 임직원의 20%를 차지하게 됐다.
당기순손실은 2020년의 2224억 원에서 지난해 1조2903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실제 비용상승에 따른 손실이 아닌, 우선주를 부채로 인식함에 따른 회계상의 착시다. 지난해 말 모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함으로써 장부상 손실은 이미 해소됐으며 올해 회계연도부터는 적용되지 않는다.
컬리는 지난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국내 이커머스1호 상장을 추진 중이다.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컬리는 세계 최초로 새벽 배송이라는 거대 시장을 창출했으며, 해당 영역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다양한 쇼핑이 가능한 일상 장보기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