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널뛰는 원자재 가격ㆍ불안한 환율…대응책은 성장주?

입력 2022-03-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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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연초부터 악재에 부딪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조기 긴축을 예고하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금융시장은 또 한 번 흔들렸다.

인플레ㆍ긴축ㆍ전쟁 ‘겹악재’…외국인 이탈 심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1일 의회에 출석해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신화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1일 의회에 출석해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신화뉴시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원자재 가격의 지표인 S&P GSCI 지수는 올해 들어 37% 가까이 올랐다.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에 따라 연준은 과감한 긴축, 즉 ‘빅 스텝’을 고려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지정학적 위험이 여전한 상태에서 긴축 고삐를 죄면 수요가 둔화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물가 안정에 방점을 뒀다. 마침내 ‘제로(0)’ 금리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점도표를 살펴보면 올해 7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양적 긴축(QT) 시점도 앞당겼다.

3월 FOMC를 소화하면서 긴축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코스피는 여전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에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국인 이탈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8조 원 넘게 코스피를 팔아치웠다.

최근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고, 신흥국 가운데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과 호주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 요소다.

SK증권은 25일 “러시아 제재의 반사 효과와 연준의 매파적 기조, 글로벌 매크로의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강화됐다”며 “반면 원화는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브라질, 호주와 반대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다시 성장주로 눈 돌릴 때”

(출처=키움증권)
(출처=키움증권)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 속에서 지수를 견인할 재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리오프닝, 전쟁, 대선 등 단기적 이벤트가 반짝 상승을 이끌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과 긴축, 전쟁 우려 등으로 낙폭이 컸던 성장주에 다시 주목할 때라고 조언했다. 성장주는 향후 기업의 이익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종목을 말한다. 미래 성장 주도 산업으로 주목받은 ‘BBIG(바이오ㆍ배터리ㆍ인터넷ㆍ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S&P500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둔화하거나 하락하는 시기 오히려 성장주의 강세가 나타났고,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양적 긴축으로 유동성이 감소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수록 이익 성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희귀한 상황에 접어들며 자금은 오히려 성장주에 쏠리고 있다”며 “경기 하락 국면에서 경기민감주의 기대수익률은 낮아지고, 가치주의 일방적인 우위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이 높고, 경기 둔화 우려로 이익 성장이 희소해지는 국면에서는 이익 경쟁력이 가격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 부담이 낮은, 올해 영업이익률과 매출액총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민감주는 원자재 가격 민감도가 높은 편인데, 그중 수출 민감도가 높은 자동차나 조선 등 전방산업의 경우 기업별 제품 경쟁력이 원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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