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돈 못 버는 자영업자, 금융 부채만 177조

입력 2022-03-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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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이중고, 매출 부진·대출 급증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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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매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4일 공개한 ‘2022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작년 말 현재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 가구 중 적자 가구는 약 78만 가구(전체 자영업 가구의 16.7%)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적자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177조 원(전체 자영업 가구 금융부채의 36.2%) 수준이다.

한은은 자영업자 매출은 2020년 중 대폭 감소했다가 2021년 이후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소상공인 매출 회복은 더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 1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적자 가구는 주로 도소매,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업종에서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 업종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차입을 통한 부동산 투자 확대, 공실률 증가 등에 따른 수지 악화 등에 주로 기인한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작년 말 현재 적자 가구(78만 가구) 중 적자 감내 기간이 1년 미만인 유동성 위험 가구는 27만 가구로 추정된다. 유동성 위험 가구 증가 폭(1만 가구)은 적자 가구 증가 폭(8만 가구)에 비해 제한된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금융지원 조치 및 불확실성에 대비한 차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동 금융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이들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72조 원(자영업 가구 보유 금융부채의 14.6%) 수준이다. 차입 확대로 인해 2020년 3월 말(59조 원) 대비 13조 원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유동성 위험 가구가 2021년 들어 도소매 및 운수업 등에서는 줄어드는 모습이나 오미크론 확산으로 매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숙박음식업 및 교육 등에서는 증가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향후 1년간을 보면, 적자 가구 및 유동성 위험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정부 금융지원정책 종료 여부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괄 연장될 경우, 올해 적자 가구 금융부채는 2021년 말 177조 원에서 1조 원 줄어들거나 많게는 18조 원 늘어날 전망이다. 유동성 위험 가구 금융부채는 72조 원에서 1조~10조 원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일괄종료 시에는 적자 가구 금융부채는 39조~58조 원, 유동성 위험 가구 금융부채는 31조~41조 원 급증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금융지원정책이 매출 부진 자영업자의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업권별 업황 및 유동성 상황을 고려하면서 단계적 출구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자영업자 대출의 신용위험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부실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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