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술’ 애호가다. 애주가라는 얘기다. 스스로를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로 명명하는 저자는 무언가를 ‘애호하는 마음’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러한 저자의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비 오는 날 집에서 부침개를 부쳐 막걸리를 마시고, 여름의 바닷가에 앉아 편의점 재료로 대충 만든 칵테일을 마신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집도, 차도 없지만 그는 아랑곳 없다.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그날 분위기에 맞는 술을 마시는 것이 인생의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 애주가의 재기 발랄한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 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박초롱 지음 | 현암사 펴냄 | 264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