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기업들과 취업포털 업계에선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 롯데, CJ 등 대기업들이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었고 일부 기업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면접까지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취업포털 업계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출시하는 등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3일 취업포털 업계에 따르면,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인크루트 메타’라는 메타버스 채용 서비스를 공개했다. 인크루트 메타는 기업과 구직자에게 메타버스 채용 경험을 제공하고자 만든 가상공간이다. 인크루트 메타를 활용하면 유행에 민감한 MZ세대 지원자와 쌍방향 소통을 원하는 채용 기업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크루트 메타는 기업의 채용설명회 및 박람회, 면접, 취업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리크루트존과 사무공간인 오피스존, 그리고 인크루트 서비스와 다양한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브랜드존 등 총 3개의 공간으로 이뤄졌다.
리크루트존은 오프라인에서 진행해왔던 다양한 포맷의 채용 및 취업행사들을 가상공간에서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전환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리크루트존에는 실시간 화상면접이 가능한 면접 공간부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기업부스, 구직자를 위한 취업컨설팅 공간, 대규모 채용설명회를 진행할 수 있는 대강당, 그리고 방문자들이 소통과 휴식을 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까지 갖춰져 있다. 대규모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는 가상공간도 마련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현재 인크루트는 채용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해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리크루팅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서비스도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선보일 것이다”라며 말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을 운영하는 사람인HR도 지난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사람인HR은 IT연구소 신입 개발자 공채에서 서류평가와 인성검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개최해 회사 및 개발 조직과 채용 포지션에 관해 설명했다. 사람인은 채용뿐만 아닌 인사관리 및 헤드헌터 대상의 웨비나도 개최했다. 지난해 사람인이 주최한 메타버스 세미나는 3회나 된다.
이러한 메타버스 채용 확산의 배경에는 구직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17일 사람인이 구직자 2425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채용 확산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7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메타버스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공간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접속할 수 있어서’(60.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구직자들은 회사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 없이 더 익숙한 환경에서 채용 전형을 치를 수 있는 점에서 가치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메타버스로 진행할 경우 도움이 되는 전형으로 ‘채용 설명회’(62.8%,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면접’(42.6%), ‘입사 교육’(29.5%), ‘인적성, 필기시험 등 테스트’(24.7%) 등의 순이었다.
취업포털 업계는 메타버스 채용 시장이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위주의 메타버스 채용시장에서 취업포털들이 뛰어들면서 중견·중소기업들도 누구나 관련 시스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이제 조성됐다”며 “이러한 채용 추세가 지속한다면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채용 시장이 온라인으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