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endemic·풍토병화)’과 재확산의 기로에 섰다. 발표기준 수요일(23일) 발생 현황에 따라 향후 유행 추이가 갈릴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만39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20만9169명)에 비해선 15만 명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량 회복으로 휴일효과가 일부 사라진 결과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양성 확인까지 18시간가량 소요돼 검사 시각에 따라 확진자 집계에 이틀이 지나 반영되기도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30분 이내에 검사 결과를 확인 가능해 당일 통계에 바로 반영된다.
문제는 23일 이후다. 통상 수요일에는 PCR 검사량 감소 효과가 완전히 사라져 확진자가 급증한다. 이주 수요일은 코로나19 국내 유행의 정점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동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학진으로 인정해 검사 역량이 증가한 상태이고,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점유율도 올라가고 있어 감소세가 얼마나 분명하게, 빠르게 나타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감염에서 ‘BA2’ 점유율은 41.4% 수준이다. BA2는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3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수요일 신규 확진자는 36만2338명이었다. 23일 확진자 수가 이보다 적거나 비슷하다면 사실상 이주가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 된다. 손 반장은 “정점이 형성됐다고 가정한다면 그 이후에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인지, 완만하게 나타날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스텔스 오미크론의 점유율도 올라가고 있어 정점 이후 감소세가 어느 정도 형성될지는 이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에선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20%를 넘어선 경우 정점 이후 급격한 확진자 감소가 나타났다. 감염에 따른 자연면역 형성에 예방접종에 따른 면역 확보가 더해진 결과다. 한국은 23일 통계에서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반장은 “20%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단, 최근 사망자 증가세를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사망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월간 사망자는 4~9월 감소하고, 환절기·동절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수에는 자연사망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섞여 있다. 방역당국은 전체 사망자의 4분의 3가량을 기저질환 악화 또는 노환에 의한 사망 사례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