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확진자를 대하는 분위기 말이죠.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 19에 감염된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팽배했습니다. 혐오란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코로나 확진을 자랑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다는걸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니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요.
비밀은 ‘슈퍼 항체’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급등에…“코로나 빨리 걸리고 싶어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5만 3980명 늘어 누적 993만 65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해 가는 것이냐, 아니냐로 논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이 겪는 공포심은 극에 달하고 있죠. 그나마 안전줄로 여겨졌던 코로나 백신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탓입니다.
이날 0시 기준 3차 접종자는 4만7007명 늘어 누적 3241만9209명, 전체 인구 대비 63.2%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 코로나가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죠. 이에 차라리 빨리 확진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확진 뒤 회복하면 면역을 갖게 돼 팬데믹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인데요.
이른바 ‘슈퍼항체’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슈퍼항체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그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감염된 감염자들의 면역력이 뛰어난 항체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은 지난해 6~11월 의료서비스 종사자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 19를 걸렸던 사람은 다시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이 83% 낮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미 오리건보건과학대(OHSU) 연구팀 연구결과도 비슷했습니다. 단 이 연구 결과는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총 52명의 혈액 샘플을 비교 결과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경미한 증상을 보인 돌파감염자 26명(델타변이 10건, 비델타 9건, 알려지지 않은 변이 7건)과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 26명의 혈액 샘플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돌파 감염자들의 혈액 속 항체는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이들의 항체보다 1000% 더 효과적이고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생성된 항체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중화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돼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 19 돌파감염을 극복한 이들이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해 향후 출현할 새로운 변이에 대해서도 강한 면역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슈퍼항체’ 실체가 있었네요. 그렇다고 이를 맹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연구 결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되레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진 이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합니다. 최근 자가 격리 기간이 2주에서 1주로 줄이면서 확진자들의 경각심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는 위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코로나 재감염률이 늘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국내 누적확진자 762만9264명 중 290명(0.0038%)이 재감염 추정 사례라고 합니다.
방대본은 최초 확진일 90일 이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경우를 재감염 사례로 분류합니다. 또 최초 확진일로부터 45~89일 뒤 PCR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서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또는 해외 여행력이 있는 경우에도 재감염 추정 사례로 봅니다.
이와 관련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통해서 얻은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 감소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BA.1)에 이은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BA.2가 있는데 영국도 BA.1 유행이 끝난 뒤 두 번째 파도가 또 오고 있는 등 감염병 유행은 다음 파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게 돼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방역 당국도 “현재까지 감시 결과를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확진자에서 재감염 사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유럽의 경우 재감염 비율이 최대 10%라는 내용이 보고되는 등 오미크론 변이 재감염은 빈번히 일어나는 사례로 알려졌다”며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