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고용시장이 올해 전반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302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기업의 채용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기업 79.8%가 올해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 ‘고용 규모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69.2%)되거나 더 늘어날 것’(10.6%)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코로나 영향으로 줄어든 수준이 유지(15.9%)되거나 더 줄어들 것’(4.3%)이라는 응답은 20.2%였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월과 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14만 명, 104만 명 늘어나며 2개월 연속 1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로 고용률은 67.4%를 기록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고용시장 개선세가 확연했다.
대졸 신입 채용시장은 전체 고용시장 개선보다 회복이 다소 더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80.1%가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이 71.9%, 늘리겠다는 기업이 20.7%로 조사됐다. 반면 줄일 것이라는 기업은 7.4%에 그쳤다.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의 채용분야로 ‘행정ㆍ사무’(65.8%)가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ㆍ엔지니어’(62.5%), ‘영업ㆍ영업관리’(50.0%), ‘R&D연구직’(39.6%), ‘ITㆍ정보통신’(20.4%)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위축되었던 고용시장이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 확대에 따라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위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극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채용 경향에 대해 기업의 62.6%가 ‘대규모 공채보다 수시채용 비중 증가’를 꼽았다. 이어 ‘이공계 인력 채용 확대’(54.9%),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52.1%), ‘비대면 채용 전형 도입ㆍ지속’(44.7%), ‘미래산업 분야 인재 채용 증가’(36.6%) 순이었다.
대졸 신입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으로는 ‘직무 관련 경험’(64.9%)을 손꼽았다. 이어 ‘직무 관련 지식’(57.0%), ‘태도·인성’(53.6%), ‘관련 자격증’(12.3%) 등 순이었다. 대규모 공채시장에서 지원자를 1차적으로 선별하는 기준이었던 ‘어학 능력’(3.6%), ‘학력ㆍ학점’(3.6%)은 각 3.6%에 불과했다.
채용트렌드 변화는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이 바라는 최고의 인재상은 ‘전문성’(52.6%)과 ‘소통ㆍ협력’(44.7%) 갖춘 인재로 나타났다.
채용시장에서 중요해진 직무역량ㆍ경험을 쌓을 기회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청년들에게 일-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에 대해 기업의 64.2%가 ‘취지 공감하지만, 여건 안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 기업의 29.8%만 청년들에게 인턴제 등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위축된 대졸 채용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만 변화된 채용트렌드는 오히려 저탄소ㆍ디지털전환과 맞물려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현장과 교육현장 간의 미스매치를 좁혀나가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