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정부의 방역 수칙 완화에 발맞춰 국제선 항공편 재취항을 준비하고 나섰다. 2년 넘게 해외여행 수요가 축적된 만큼, 국제선 여객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결정에 따라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국내 입국 시 7일간의 격리가 면제된다. 지금까지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자가 유전자 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항공업계는 당국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제도가 해외여행 수요를 가로막는 주된 이유라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트래블버블’ 체결로 자가격리가 면제되던 사이판 행 항공편의 탑승률은 90%가 넘을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마리아나 관광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이판에 방문한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의 수는 2800명을 넘었다.
국내 항공사는 국제선을 다시 띄우고 재취항 확대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나고야 노선 운항을 4월 1일부터 재개한다. 지난해 4월 말 운항을 중단한 뒤 11개월 만의 재운항이다.
일본 주요 노선의 운항 횟수도 늘린다.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은 이달 27일부터 주 6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변경한다. 인천~오사카 노선과 후쿠오카 노선은 각각 주 5회, 주 2회로 증편 운항한다. 일본뿐 아니라 내달 3일부터는 인천~하와이 노선도 주 3회 운항한다.
단거리 국제선 운항에 집중하던 LCC(저비용항공사)도 재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사이판 노선을 16일부터 주 2회로 증편했다. 부산~괌 노선은 내달 30일부터 주 2회로 늘려 운항한다.
제주항공도 이달 30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부산~사이판 노선을 운항하며, 진에어는 내달부터 부산~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대형기 A330-300을 들여온 티웨이항공은 5월에 싱가포르, 7월에 크로아티아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가격리 면제로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방역 우수 국가와 무격리 입국 가능 국가를 위주로 국제선 하늘길을 넓혀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항공사가 노선 운항을 재개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노선 허가를 비롯해 운임 신고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항공사가 당장 운항계획을 수립해도 실제 재운항까지는 최소 두 달가량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신속한 국제선 운항 재개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속한 승인 절차와 해외입국자 PCR 검사 면제를 비롯한 검역 절차의 간소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해 지금 당장 항공기를 띄울 수는 없다”며 “해외 주요국의 방역 조치와 시장 상황 역시 살펴야 해 완전한 국제선 운항 재개를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