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웨덴·오스트리아 방식의 중립국 제안
우크라, 안전 보장 구속력 있는 모델이어야 한다는 입장
젤렌스키, 미 의회 화상연설서 지원 강력 호소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이 총 15항으로 구성된 평화협정안에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소식통은 협상안에 우크라이나가 중립국화와 제한적 무장을 받아들이고,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철수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조율 중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립국 지위와 안전보장 조치가 함께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나토 확장을 제외하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안전 보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오스트리아·스웨덴 방식의 중립국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는 육군과 해군을 보유한 무장 중립국이다. 우크라이나가 군대를 보유하도록 허용하되 무력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안전을 더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영국·터키 등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와 직접 전쟁하는 상태”라며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받았을 때 국제 협력국들이 개입해 안전을 보장하는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델은 ‘우크라이나 모델’이자 ‘법적으로 보장되는 안전을 토대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나라가 직접 (안보를) 보장하는 모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 화상연설에서 서방사회의 지원과 더 강력한 대러 제재를 호소했다. 그는 연설 도중 참혹한 우크라이나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는 지금 9·11과 진주만 공습의 공포를 매일 겪고 있다”며 지원을 부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이후 대전차와 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8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