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넷플릭스의 배신...4인팟 계정공유 마침표 찍는다고?

입력 2022-03-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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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넷플릭스)

세계적인 OTT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한 가구에 함께 살지 않는 가족, 친구와 함께 콘텐츠 시청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요금제 적용 지역이 점차 확대될 경우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벌써 이용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만만치 않은 OTT 요금 탓에 동시 시청 인원수가 많은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 요금을 n분의 1로 나누는 이용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용자들은 그간 계정 공유를 묵인하면서 신규 가입자 수를 늘려왔던 넷플릭스가 확대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칠레·페루·코스타리카 등 중남미서 우선 시행

1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한 가구에 함께 살지 않는 가족, 친구와 함께 콘텐츠 시청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새 요금제를 공개했습니다.

이 요금제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에서 먼저 시행된다고 합니다. 동거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를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고 이때 부과되는 요금은 칠레 2.97달러, 페루 2.11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입니다.

넷플릭스는 요금제를 다른 곳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이들 3개국 가입자에게 요금제의 유용성을 납득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입자들이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실적 발표 영상에서 오징어게임의 대성공을 ‘콘텐츠 엔진’에 비유했다. (출처=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실적 발표 영상에서 오징어게임의 대성공을 ‘콘텐츠 엔진’에 비유했다. (출처=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4인팟’ 계정공유 막으려는 넷플릭스…이용자들은 ‘불만’

벌써 이용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가 올라오자 전 세계 이용자들은 “넷플릭스가 또 뒤통수를 쳤다” “시작은 남미지만 곧 전세계로 확대될 것” “결국 요금제를 올리려는 꼼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내 이용자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들 이용자가 특히 반발하고 있는 것은 그간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사실 계정 공유는 OTT 이용약관을 위반할 수 있는 사항이었습니다. 계정 공유를 중개하는 플랫폼까지 등장한 것은 심각한 부분이죠.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약관에는 “(서비스를)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통해 구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암묵적으로 용인해왔습니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창립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6년 “우리는 소파에 2명이 앉아 있든 10명이 소파에 앉아 있든 상관없이 넷플릭스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추가 요금 부과…넷플릭스, 위기 타 개위한 고육지책

이런 상황에 넷플릭스가 굳이 계정 공유와 관련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입자 확보가 정체되기 시작하자 수익 확대의 수단으로 이같은 요금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급성장했던 넷플릭스는 정체기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1월 넷플릭스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2021년 연간 신규 가입자가 1820만 명에 머물렀는데 이는 전년 3600만 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은 전년보다 더욱 줄어들어 250만 명 정도로 예상됩니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넷플릭스 주가는 전달 대비 2.74% 하락한 331.01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52주 최저가로,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700달러)에서 반 토막 났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요금제 개편도 그 일환에서 이뤄진 것이죠. 넷플릭스는 앞서 월 구독료를 인상했으며 일부 오리지널 시리즈 회차를 순차적으로 공개키로 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넷플릭스 사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넷플릭스 사옥. (로이터연합뉴스)

계정 공유 어떻게 막을까

이용자들은 반기지 않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서치업체 매지드에 따르면 전체 넷플릭스 사용자 중 약 10%가 계정 공유 등을 통해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서비스는 약 1600만 명 또는 월간 수익 손실로 약 1억4400만 달러를 차지합니다.

이미 넷플릭스는 지난해 계정 비밀번호를 친구와 지인끼리 공유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례를 단속하겠다는 방침도 밝히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가 의심될 경우 해당 계정 소유자의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코드를 전송해 본인 확인을 요청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본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접속이 중단됩니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계정공유 제한으로 계정 공유하는 가족과 친구 사이에 불편한 역학관계 생길 수도 있다고 이용자들은 우려합니다.

넷플릭스가 비밀번호 공유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복수 IP주소나 동시 시청이 확인될 경우에 제재를 가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구분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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