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어오르는 K라면…'맏형' 농심, 美 2공장 가동해 K푸드 대표주자 굳힌다

입력 2022-03-17 15:35 수정 2022-03-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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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이 연초부터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K푸드 대표주자 자리를 굳힌다. K라면 맏형인 농심은 미국 2공장을 본격 가동해 성장을 주도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라면 돌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10.9% 상승한 5564만 달러(약 677억 원)로 6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2018년 4억1156만 달러(약 5005억 원)에서 2020년 5억9878만 달러(약 7281억 원), 지난해에는 6억6867만 달러(약 8131억 원)로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0년 전인 2001년 1억927만 달러(약 1328억 원)에 비해서는 무려 6배 넘게 치솟았다.

수출액에는 현지 공장에서 제조 및 판매한 수치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글로벌 각국에 공장 6곳이 있는 농심과 베트남ㆍ러시아에 각각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오뚜기와 팔도의 현지 판매분을 더할 경우 오름폭은 더욱 가팔라진다.

◇ 농심 4월 미국 공장 늘려 미국서 연간 8.5억개 생산

K라면 맏형 농심의 해외 인기가 심상치 않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은 2020년 미국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꼽혔고, 같은해 아카데미 상을 휩쓴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에 힘입어 북미 매출이 2019년 2억5400만 달러(약 3088억 원)에서 2020년 3억3500만 달러(4073억 원)로 급등했다. 지난해에도 3억9500만 달러(약 4803억 원)를 기록한 농심의 북미 매출은 올해 4억6500만 달러(약 5654억 원), 2025년에는 8억 달러(약 9728억 원)를 목표로 내세웠다.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개설해 미국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던 농심은 2005년 연간 라면 생산 능력 5억 개 수준인 LA공장을 건립했지만 2020년부터 급속히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높아진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미국 제2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이 공장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서 첫 해외 공장 건립 후 6번째 해외 공장으로 약 2만6800㎡(8100평) 규모에 연간 3억5000만 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 제2 공장 건립에 따라 농심의 미국 연간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의 1.7배인 8억5000만 개로 확대된다. 이곳에서는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을 비롯해 육개장 사발면 등의 생산에 주력하고, 인구수 1억3000만 명, 시장 규모 4억 달러의 멕시코 시장 수요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와 '오징어 게임' 등이 이슈가 되면서 지난해 미국 공장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달했다”면서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 수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40%에서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농심)
(사진제공=농심)

◇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흥행에 수출 전용 밀양 공장 상반기 가동

삼양식품도 K라면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흥행을 거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등장하면서 해외 사업이 한층 탄력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2019년 2687억 원이던 면스낵 해외 매출은 2020년 3606억 원, 지난해 3857억 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면스낵 매출 비중은 2019년 52%에서 지난해 62%로 뛰었다. 이 가운데 불닭볶음면의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올해도 공격적인 해외 사업이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작년 8월 미국 법인에 이어 11월에는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2019년 중국 유베이와 총판 계약을 맺고 오프라인 판매처를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지 이커머스 핀둬둬와 샤오홍슈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망도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밀양 신공장도 가동해 높아진 해외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12억 개던 연간 라면 생산능력은 18억 개로 1.5배 높아지게 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 공장은 수출 전용 공장으로 현재 시운행 중”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가동으로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동남아 시장과 함께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사업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글로벌 라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사업 위주였던 오뚜기는 2018년 베트남 라면 공장을 운영해 베트남과 홍콩, 대만 및 중국 수출에 나서면서 최근 해외 사업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는 팔도도 특히 러시아 용기면의 60%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을 통해 제조에서 판매까지 하고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향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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