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 사우디에 90억 달러 공장 건설 추진

입력 2022-03-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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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사우디 기술도시 ‘네옴’에 설립 제안
아이폰 조립 일변도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 일환
미중 갈등 리스크 피하기 위한 의도도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2016년 대만에서 열린 컴퓨터 박람회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2016년 대만에서 열린 컴퓨터 박람회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수탁생산업체이자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영문명 폭스콘)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1조 원 규모의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JS)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폭스콘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90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해 다목적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폭스콘은 사우디 정부가 사막을 개발해 기술 도시로 조성 중인 ‘네옴’에 새 공장을 건립해 마이크로칩과 전기차 부품,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자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폭스콘이 이 같은 제안을 한 데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 조립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폭스콘은 최근 전기차 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 진출을 모색해 왔다. 지프와 크라이슬러 제조사인 스텔란티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인 피스커에 투자하기도 했다.

반도체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반도체 생산업체 마크로닉스의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중동에서 전기차 프로젝트를 실시해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폭스콘은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자 리스크 부담을 덜기 위해 제조 설비를 분살시킬 방안을 모색해왔다.

폭스콘가 사우디 이외에 아랍에미리트(UAE)와도 공장 부지를 놓고 논의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도 해당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 역시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50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활용해 산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19년 전기차업체 루시드모터스에 투자해 대주주가 됐고 최근 이 기업과 미국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사우디 정부 입장에서는 폭스콘의 대규모 투자가 성사될 경우, 첨단 제조 시설 유치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WSJ는 사우디 정부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금 조달 지원, 세금 감면, 전력과 수도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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