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영세ㆍ중소 가맹점에 대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직후 2월 초 PG사들에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상을 통보, 이달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했다.
PG사는 카드사와 직접 온라인 중개 시스템 구축 및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대다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 카드사를 대신해 시스템 제공과 가맹점 계약을 제공하는 '대표가맹점'으로 일반적인 신용카드 가맹점과 다르다.
온라인 쇼핑몰에 신용카드사의 결제 서비스 및 지급을 중개하는 사업구조를 갖는다. 카드사를 대신하여 국내외 수십만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며 △가맹점 계약 심사 △정산금 지급 △금지업종ㆍ사업자 부실 여부와 같은 가맹점 계약조건 점검 및 관리 등 카드사의 요구 업무를 대행한다. 고객 민원이나 가맹점 배상 책임에 대한 위험관리도 맡고 있다.
PG협회는 "카드사의 PG사 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영세ㆍ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면서 "PG사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PG사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 카드수수료를 인상하는 조치로서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덧붙였다.
카드사의 일방적인 손실 떠넘기기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상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PG협회는 지난달 16일 주요 7개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 인상 통보에 대한 수용 불가 의견을 밝히며 가맹점 수수료 산정 근거인 원가자료의 공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적격비용이 객관적으로 공정,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됐는지, 해당 적격비용만이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된 것인지 검증에 나선 것이다.
PG협회는 "실제 적격비용 산정의 근거가 되는 조달금리, 마케팅비용, VAN사 지급비용 등이 적격비용 재산정 실적기간 동안 인하 또는 축소돼 원가 인하 요인만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적격비용은 물론 적격비용을 토대로 산정되는 가맹점수수료 또한 인하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카드사는 회신이 없는 상태다. PG사들은 PG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하위 쇼핑몰들에 개별 안내를 통해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 쇼핑몰 사업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결국은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공동대응 차원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G협회는 오는 15일 오전 신한카드 본사 앞을 시작으로 카드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를 계획 중이다. 추후 협상에 미온적인 카드사에 대해서는 가맹점 계약 해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일부 PG사는 온라인 쇼핑몰, 즉 하위 가맹점들이 원하는 카드사만 선택해서 계약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개편하기로 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하위 가맹점들이 수수료가 낮은 카드사만 선택해 PG사와 계약을 하면 PG사 또한 하위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폭은 도저히 일반 온라인 쇼핑몰들과 상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영세ㆍ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제도인데 카드사가 PG사 및 일반 쇼핑몰들에 손실을 떠넘기면서 시장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는 등 본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