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가 동성애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한다.
11일(현지시간) 디즈니의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는 이 사실을 알리며 동성애 교육 금지 문제에 관해 침묵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체이펙 CEO는 직장 동료와 성 소수자 공동체를 향한 성명을 통해 “여러분은 동등한 권리를 위한 싸움에서 내가 더 강한 동맹이 되기를 원했지만 나는 여러분을 실망시켰다”라고 밝혔다.
최근 플로리다주는 최근 공립학교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에 대해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해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동성애를 언급하지 말라)’법이라 불린 해당 법안을 두고 성소수자와 인권운동가들은 “인권 탄압”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특히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디즈니 월드’ 등 4개의 대형 테마파크와 호텔을 운영 중인 디즈니는 법안을 지지한 주 의원들에 정치자금 30만달러(약 3억7천만원)를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며 인권운동가들의 표적이 됐다.
이후 체이펙 CEO는 지난 9일 주주총회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싸웠으나 소용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성애자 공동체 측은 디즈니가 해당 법안을 규탄하지 않고 침묵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에 체이펙 CEO는 이날 플로리다주에 대한 모든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동성애자 권리옹호단체인 인권캠페인 등의 조직에 500만달러(약 62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10일 지지자들과의 만남에서 해당 법에 대한 입장을 번복할 일은 절대 없다며 다시 한번 법안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