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ㆍ검찰총장…힘있는 사외이사 모시기 여전

입력 2022-03-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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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온라인 생중계되고 있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뉴시스)
▲지난해 3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온라인 생중계되고 있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뉴시스)
전직 장·차관이나 법조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이른바 ‘관피아’들이 사외이사나 임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독·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오히려 외부 방패막이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 ‘보험용 모셔오기’ 여전=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주총에서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 장·차관급 고위 관료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29일 열릴 주총에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박재완 전 장관은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고, 6년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은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장관을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최재천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도 제일기획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국토교통부 출신 인사들도 관련 업계에 진출하고 있다. GS건설은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현대로템은 여형구 전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재선임할 방침이다.

이밖에 LX하우시스는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호텔신라는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을 각각 내정했다.

판·검사 출신 인사들도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전 검찰총장이었던 김준규 삼성카드 사외이사 후보를 비롯해 성낙송 전 사법연수원장은 롯데정밀화학과 오뚜기의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됐다.

또한 신세계건설은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사외이사에 새로 선임할 계획이고, 세방전지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영입했다.

국세청 출신도 대거 포진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조홍희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조홍희 전 청장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고, 현재 SK케미칼과 대신증권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화페인트공업도 김재웅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심달훈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각각 후보에 올렸다.

◇기업들이 ‘관피아’ 영입에 공들이는 이유는=재계는 전직 장·차관이나 검찰 국세청 고위 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이유를 이들이 대주주 전횡을 견제하거나 내부 부조리를 적발하는 등 견제와 감시라는 사외이사 본분에 충실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검찰은 물론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을 영입하는 것은 각종 소송이나 인허가, 규제 등에 대비해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피아 관행은) 경영자 견제 목적이 아니라 사외이사를 로비스트로 사용하려는 데서 온다”며 “주주의 영향력을 키워 선임하는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에 제한이 생기면서 무의미해졌다”고 비판했다. 주주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 하에서는 이와 같은 관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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