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심만큼 아쉬운 '2040 서울플랜'

입력 2022-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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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향후 20년 개발 계획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이 3일 공개됐다. 천만 시민 삶의 터전인 서울의 미래 개발 계획을 담은 만큼 여론의 관심도 뜨겁다. 2040 서울플랜 홈페이지는 발표한 지 엿새가 지났지만, 이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여전히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될 정도다.

2040 서울플랜의 핵심은 ‘35층 규제’ 폐지다. 서울 내 대표 아파트 단지들이 줄줄이 재건축 사업을 앞둔 상황에서 층수 규제 폐지 여부는 향후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35층 규제가 2040 서울플랜을 통해 폐지되면서 조만간 한강변에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서울형 용도지역체계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개념을 도입한 것도 흥미롭다. 도시를 주거와 공업, 녹지, 상업 등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대신 자율성과 유연성을 강조해 시대 흐름에 맞는 토지이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가 규제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유연한 토지개발의 물꼬를 튼 점은 칭찬할 만하다.

다만, 장밋빛 개발 계획으로만 2040 서울플랜을 채운 점은 아쉽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존 주택 노후화와 관련한 포괄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 서울에는 지은 지 30년 넘은 주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아파트의 89%, 146만 가구는 건축 30년 차를 넘어 재건축 대상에 오른다.

인구구조 변화와 1~2인 가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대적인 주거 형태 변화도 예고됐다. 사실상 서울 내 새 아파트나 대규모 주택 공급을 할 수 있는 부지가 없는 상황이다. 기존 주택 정비계획에 대한 큰 그림을 설명하는 부분이 더 아쉬운 대목이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이다. 2040 서울플랜에선 서울의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 나올 2050 서울플랜에는 기존 서울 내 도심 정비사업과 주택 노후화, 가구·인구 변화에 따른 도시개발 계획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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