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지정학적 위험에 주로 기인해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원자재가격도 급등함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우선 KDI는 "서비스업이 다소 둔화됐지만, 제조업이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건설업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됐다"며 "자동차가 부품 수급 차질 등에 따라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제조업의 개선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주요 대면업종의 생산이 일부 반등하고 고용도 회복세를 지속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정학적 위험에 주로 기인해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원자재가격도 급등함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인해 주요국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격이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2월 수출은 전월(15.2%)에 이어 20.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품목별로는 반도체(24.0%)와 석유제품(66.2%) 등을 중심으로 품목 대부분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일평균 수출물량지수도 지난해 12월(2.6%)보다 크게 확대된 10.1%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경제제재로 인해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
소비의 경우,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내구재가 위축됐지만, 대면서비스업이 소폭 반등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는 유지되는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1월 소매판매액은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승용차가 크게 감소(-19.9%)하는 등 전월(6.8%)보다 축소된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기저효과 등으로 전월(5.8%)에 이어 높은 증가세(4.8%)를 보였고, 대면서비스업도 부진이 완화됐다. 특히,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3.6%→55.3%)과 숙박 및 음식점업(38.6%→37.6%) 등 대면서비스업이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경제 심리를 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월(104.4)보다 1.3포인트(P) 하락한 103.1로 나타났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3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각각 93, 85로 전월과 같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전에 조사돼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KDI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