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러시아 모스크바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이 불가능한 사실을 확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사회가 가한 제재로 항공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매주 1회(목요일) 운항하던 인천~모스크바 여객 노선을 10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띄우지 않기로 했다.
화물편도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는 경로로 운항한다. 대한항공 화물기는 주 2회 인천~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인천, 인천~모스크바~암스테르담~스톡홀름~인천 노선으로 운항 중이다. 두 노선은 18일까지 모스크바를 건너뛰는 경로로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변동하는 상황에 맞춰 운항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주 7회 운항하는 화물기가 모스크바를 건너뛰고 운항하도록 조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에 여객과 화물 직항편을 운항하지 않지만, 유럽으로 떠나는 화물기가 모스크바를 거치고 있다.
두 항공사의 항공편은 북극이나 중앙아시아로 러시아 영공 위아래를 우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항공유 가격이 최근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급증하는 상황이라 항공사에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현재 러시아와 국제 사회는 서로 항공 제재를 주고받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캐나다, 스위스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진입을 금지하자 러시아 역시 맞대응한 상태다.
이 때문에 EU 회원국 소속 항공사의 한국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핀란드의 핀에어는 헬싱키∼인천 노선 운항을 6일까지 전면 취소했다. 네덜란드 KLM도 한국행 노선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뮌헨∼인천 노선을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 터키와 카자흐스탄을 거치는 노선으로 변경했다. 에어프랑스도 파리∼인천 노선을 우회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 러시아 항공사의 영공 진입을 차단하지 않았지만, 향후 대(對)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면 국적사에도 영공 통제 조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