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노동조합이 산업은행과 민간 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언급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규탄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박홍배 위원장은 4일 ‘산업은행과 많은 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망발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윤 후보의 산은과 민간 은행의 부산 이전이 현실성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 후보가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고, ‘많은 은행 본점’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산업은행과 은행 본점 이전에 대해 언급하자 은행 노조에서 즉각 성명을 통해 대응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1월 15일 부산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회를 설득해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겨 부ㆍ울ㆍ경 금융 공급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달 24일 부산지역 언론사로 구성한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산ㆍ울산ㆍ경남은 산업은행의 주요 거래 기업인 조선업이 있고, 부산이 국제금융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산업은행의 국제금융 기능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윤 후보가 국책은행을 포함한 은행 산업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도 없이 내뱉은 ‘산업은행과 민간 은행 부산 이전’ 발언들을 정리해보면, 국가 전체 경제보다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어떤 말이라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이 내면화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금융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윤석열의 이런 발언들은 정말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산업은행과 민간은행의 역할에 대한 윤 후보의 이해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산업은행은 코로나19발 경제위기, 국가 산업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면 부산지역 경쟁력 강화는 고사하고, 업무상 비효율과 인력유출로 산업은행 경쟁력을 약화해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은행을 포함한 국책은행이나 많은 은행의 본점 이전은 곧 동아시아 금융중심지 정책 포기와 직결된다”며 “홍콩의 정치적 불안으로 금융기관이 이전하는 이른바 헥시트(HEXIT) 같은 기회 요인에도 아직 서울이 동아시아 금융중심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윤 후보의 생각은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을 포기하는 것과 동시에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무지의 소산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박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특정 지역 득표만을 위해 국가 미래를 담보로 도박을 벌이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많은 은행 본점’ 이전을 표를 얻기 수단으로, 정치적이고 즉흥적인 공약으로 내세우지 말라”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공약 이전에 금융산업에 대한 미래담론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적ㆍ세계적ㆍ산업적 흐름에 부합하는 지역균형발전과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먼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