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제재로 정유 '방긋', 자동차는 '글쎄'

입력 2022-03-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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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20일 키예프에서 시민들에게 무기를 설명하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20일 키예프에서 시민들에게 무기를 설명하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정유는 긍정적인 영향을, 자동차ㆍ반도체 등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가 제재를 받으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석유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어 석유 제품의 수요가 증가해 정유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는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희귀 가스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되는 비중이 커 제재로 인한 수급 차질로 생산 병목이 심화할 거란 해석이다.

◆가스 대체품으로 석유 떠오를 것= 증권가에서는 전통 에너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가스 대체 수요에 따른 석유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 천연가스(LNG) 부족은 전통 에너지 가격과 전기료 상승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가스 가격 강세 시 대체 발전용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하반기 천연가스와 전기료 상승으로 알루미늄, 아연 제련 업체와 비료 업체가 생산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사태가 악화하면 유럽의 에너지, 전기료가 상승하고, 메탈과 비료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석유제품으로 에쓰오일, 암모니아, 비료 관련으론 롯데정밀, 금호석유, 한화솔루션 등을 추천했다.

한동안 철강과 금속의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산 니켈과 알루미늄은 6~7%를 차지하는데, 러시아 제재가 해소되기 전까지 공급 차질로 산업용 금속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의 철강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한 것도 철강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다. 다만 철광석은 브라질, 호주 등에서 대체 수입이 가능해 철광석의 가격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러시아의 철강 완제품 및 선철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유럽의 철강 수급은 급격하게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하나금융투자)
(자료출처=하나금융투자)

◆원가 상승을 판매가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 주목해야= 반면 러시아 제재는 자동차 관련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자동차 기업이 영향을 받으면서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합산 도매판매 중 러시아의 비중은 5.8%다. 러시아 내 시장점유율은 23.2%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20만 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를 단기 악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한 2014년 2월 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3개월 전 대비 각각 5, 8% 하락했지만 1개월 후 주가는 1, 7% 올랐다. 러시아 내 시장 수요로 부정적인 영향은 있지만 의미 있는 주가 하락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3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13, 7%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역시 공급 병목 심화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수요 측면이 아닌 공급 측면에서다. 2015년 우크라이나 내전 영향으로 노광공정용 네온가스 가격이 10배 급등한 적 있어 이번에도 반도체 노광공정용 특수가스 등 공정 소재가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기 전부터 희귀 가스 수입 평균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통상적인 흐름을 벗어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사 제품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기업, 또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의 주가는 선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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