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통령 선거 마지막 후보자토론회를 앞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이 소득자산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사회분야를 주제로 진행되는 마지막 토론회인 만큼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두고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복지 정책을 두고도 성장이냐 분배냐는 해묵은 논쟁이 오갈지도 관전포인트다. 후보자들이 양극화 해소를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과 비정규직에 대한 공약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핵심 단어는 지원과 기회 확대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 △311만 호 주택공급을 통한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등을 꼽았다. 소득 양극화 개선에는 ‘기본소득’을 내세웠다. 청년ㆍ문화예술ㆍ농어촌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신설한다는 뜻도 밝혔다.
복지에 각종 수당을 도입ㆍ강화한다. 현행 8세까지 제공되는 아동수당을 아동ㆍ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만 18세까지 지급하고, 65세 이상 노인들이 받는 기초연금은 소득 기준(소득 인정액 하위 70%)을 없애 각종 감액 조건을 폐지한다. 장애인수당과 연금 수급 기준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 폭도 넓힌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성장으로 양극화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민간 창의력과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역동적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발상이다.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인다면 경제적 불평등도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 성장을 통한 민간 주도 일자리는 물론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도 공언했다.
복지는 저출산에 방점을 찍었다. 임신ㆍ출산과 관련한 질병 치료비에 국가 지원을 확대하고, 산후 우울증과 산후조리까지 국가가 책임진다. 난임 부부의 치료비를 지원할 뿐 아니라 기존 3일인 난임 휴가를 7일로 확대한다. 아이를 출산하면 1년 동안 월 100만 원씩 ‘부모급여’ 지급도 언급했다. 이 외에도 △일하는 저소득층 소득 지원 확대 △저소득 노인 기초연금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자산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제2의 토지개혁’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토지초과이득세를 도입하고 부동산 불로소득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행 생계급여와 근로장려금을 통합해 시민최저소득 10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심 후보는 ‘생애 주기별 돌봄 제도’를 복지 정책으로 정했다. 전 국민 상병수당을 실시하고 모든 병동에 간호ㆍ간병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주민행복센터를 돌봄센터로 전환해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를 만들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전국 70개 중진료 권역마다 500병상 규모 이상의 공공병원을 건립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중위소득 40% 수준으로 상향하겠다고 언급했다. 현행 기준은 중위소득 30% 이하 가구다. 생계급여ㆍ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위소득 40% 이하 약 50만 명 비수급 빈곤층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근로장려제도(EITC)를 개편해 근로 의욕을 꺾지 않으면서 저소득층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양한 복지 정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노동과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공약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토론회 주제가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인 만큼 내실 있는 공약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지난달 8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 '대전환기, 노동ㆍ복지정책을 묻는다' 토론회에서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2022년 대선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노동 의제들이 주변화된 채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도 이번 대선을 두고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등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정책에 답변하지 않았다는 성토도 쏟아졌다. 지난달 17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공동투쟁)’은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며 “유력 주자들의 미응답은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에 대한 무시이자 거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투쟁 관계자는 "마지막 토론회에서는 비정규직 공약을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비정규직을 외면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다"며 "노동은 삶을 지탱하는 근간"이라고 관심을 촉구했다.